다름 속에서도 끈끈하게 이어지는 관계의 비밀
(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20년 지기 친구들을 만난 후 든 생각을 주저리 글로 정리해 본다.)
나의 인간관계는 좁고 깊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든다.
(*신기하게 한 번 스쳐가는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는 오히려 잘한다.)
무엇보다 내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게 나의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걸 즐겨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99%가 오랜 친구들이고, 1%는 다행스럽게 회사에서 만난 마음이 맞는 사람들뿐이다.
40대로 향해 가고 있는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서 예전과 다른 점들을 느끼게 됐다.
좋고 싫고, 나쁘고 좋고의 기준이 아닌 말 그래도 예전과 다른 점.
10대에는 주변 환경이 대부분 비슷했다.
다른 게 있다면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집이 부유하고 그렇지 않거나 하는 차이.
좋아하는 연예인도 비슷하고 취향도 비슷했기에 크게 다른 점 없이 순수하게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대 초반에는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 그 시간에 집중하면서 다른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서로의 다름에 호기심을 갖고 응원을 해주며 다르지만 여전히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대 후반,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더더욱 달라진 서로의 환경에 적응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대 초반과 같이 서로의 다름에 호기심을 가지며 다른 시간 안에서의 즐거움을 찾으며 같은 시간을 보냈다.
30대에 들어서면서 아이를 낳고 본인의 가정이 중심이 되면서 점점 더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직장에서의 위치, 연봉, 사는 곳, 가치관 등의 차이로 20대까지의 시간과는 너무나 다른 시간을 보낸다.
함께하는 같은 시간을 보내는 횟수가 현저히 줄게 되고 각자의 삶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만의 색깔이 짙어지게 된다.
그리고 30대 후반인 지금.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다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결혼한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아이가 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직장을 다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자영업 등)
직장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은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취미가 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안정적인 주거환경이 마련된 삶과 그렇지 않은 삶
돈이 많은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절약하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
등등
삶이 어디에 속하는지에 따라 대화의 내용과 만남의 횟수가 달라지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때때로 서로의 다름이 아쉽지만
또 한 편으로는 각자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
여기서 말하는 '잘'은 good의 개념이 아니다.
'하루하루 본인에게 주어진 시간을 성실히 최선을 다해 보내고 있다.'라는 의미다.
친구들이 모이면 관심 있는 대화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응원하고 위로해 주며
10대, 20대 시절의 나의 시간을 함께 해주고
여전히 순수함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큰 힘이 된다.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친구가 있다는 건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