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보내는 편지

by 크림나무

엄마 안녕, 하늘에서 나랑 우리 가족들 모두 잘 지켜보고 있지? 나도 엄마가 정말 보고 싶다!

꿈에라도 나타나줘.



엄마가 말하길,

여자는 피아노를 꼭 칠 줄 알아야 한다.

80년대생인 나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피아노 학원으로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엄마가 가라고 하니까..


버스까지 타고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내 기억으로는 버스비가 100원이었다.

엄마는 매일 200원을 나에게 주었다. 나는 100원으로 50원은 풍선껌을 사고 50원을 주먹 쥐고 버스기사 아저씨 몰래 쓰윽 100원 인척 집어넣었다.

오예 안 걸렸다!! 몇 번 그렇게 넣다가..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한 번은 들켜서 호되게 혼났었다. 나는 그렇게 피아노 학원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7년을 다녔다.


나는 언제나 주목받길 원했다.

예쁘지도 않고 통통한 여자아이가 주목받기 위해선 예나 지금이나 잘하는 특기 하나쯤은 있어야 했다.

그 특기가 나는 노래와 피아노였다.

학교에서 우연히 노래대회를 나갔는데 학교 대표로 뽑혔던 것이다.

처음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박수받던 게..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때부터였을까. 나의 미래가 정해진 것이..


엄마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나의 모든 걸 응원해 주었다. 내가 최고다 해주었다.

그래서 난 “나잘란 마인드”를 항상 가지고 있었다.

나는 특별해, 나는 뭐든 다할 수 있어!

예쁘지도 않고 통통한 나에게 엄마는

“공주”라고 불러주었다.


김춘수의 “꽃”이 떠오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엄마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모든 걸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사람. 자존감을 한없이 높여주는 사람.

나의 든든한 지원군.

그 지원군이 지금은 없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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