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강
1.
먼지도 황홀하도록 아름다울 수 있다
노을에 물든 나무 한 귀퉁이
볼셰비키혁명도 모르는 아무르강
어디를 보아도 푸른 이미지 흐르는 물줄기
세상에 먼지들이 북으로 북으로 흘러와
아무르강 노을이 되었다지
언어의 끝이 보이지 않는 자작나무 숲에서
한 귀퉁이 시어를 물고 날아가는 파랑새
2.
아무르강이 얼어붙는 것을 보았다
시도 세계를 얼게 한다
함박눈처럼 포근한 겨울이 아니다
조각칼로 도려낸 살점들이
뚝뚝 피를 흘리기도 하는
군살 뺀 앙상한 가을나무여도 좋다
시베리아 고원 하늘땅 시의 발자국 찍힐 뿐이다
언 땅에 달맞이꽃처럼
제5 시집 [바람의 눈동자] 1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