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등에 업혀가는 노을

나비 등에 업혀 가는 노을

강소이(한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인)


이제 당신에게 취했던 잠에서 몸을 일으켜야지


엊저녁에 쓰다만 시를 한줄 한줄 다시 읽다가

내 시의 첫 문장에 시작했던 한마디

당신을 기억하면서

내 시의 마지막 문장을 당신으로 닫으면서

울어야 할 일이 남아 있음일까

창밖에 종일 보슬비 내리는데

나를 부르던 당신의 목소리가 생각나는 아침

당신을 찾아 블라디보스토크며 아무르강 언덕에서 나비 등에 업혀 가는 노을을 보았지

이제는 당신에게 취했던 잠에서 몸을 일으켜야지


신이시여 그 공백에 무엇을 채우오리까

새벽빛 문장, 새벽빛 산야의 목소리를 듣게 하소서 단단히 신발 끈 동여매고 다시 길을 떠나게 하소서


6번째 시집 [다시 눈부신 하루]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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