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시선에 잠시 머물렀을까
14억 명 중 하나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우리는 5천만 명 중 하나로 살아도,
한 번 작별하면 다시는 마주치지 못하고 산다.
이곳은 도시 하나만 달라도 거리는 까마득해서,
어쩌면 평생 엇갈릴 수조차 없을지 모른다.
상하이의 아침 출근길,
택시 창밖을 스쳐가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노란색 공유 자전거가 줄지어 세워진 길가.
길 위에 초록잎 무성한 나무들.
어디론가 총망히 향하는 사람들.
그중 한 사람을 눈으로 좇는다. 그녀의 걸음에 맞춰 나무 그늘이 햇빛을 가렸다, 벗겼다 한다.
그녀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상하이 사람일까, 아니면 어딘가 저 멀리 북방의 활기찬 기운을 품고 자랐을까, 그도 아니면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남방의 여인일까.
다들 어딘가에 놓고 왔을 기억들. 인연들. 그리움들.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시선에 잠시 머물렀을까.
횡단보도 앞에 다다라 인파 속에 섞이는 그녀를 뒤로 하고, 택시는 점점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