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들여다보는 날들

오늘도 운명을 꿰맞추려다 다시 덮고, 쓴다

by 묘월


운명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은 왜 사그라들지 않을까.

누구나 마음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속삭여대는 어떤 목소리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아니어도 그런 목소리가 들린 적은 있을 것이다.

운명을 확인하여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너에게 그 길을 허하노라.
확언이나 승인이 필요한 것일까.

왜? 두렵다. 우리는 모두 두렵다.

여기에 발을 딛고 서 있으면서도 저쪽을 힐끔거려 본 적, 아니면 그저 경의와 동경으로 참 대단해 저 사람들 보면...
하면서 자신이 걷지 않은 길을 끝까지 밀어붙인 이들을 바라본 적이 있지 않나.

나는 있다.
타고나기를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들.
그 사람들이 강렬하게 빛을 내뿜는 모습.
그 밝은 빛을 눈이 부시게 바라보면서

나는 가만히 있었다.
한동안은 외면하기도 했다.

사주 앱을 들여다보면서,
요새는 챗지피티한테도 물어보면서,
어차피 정해진 거라면 오늘의 운세 정도 말고는 변할 것도 없는 운명을 또 들여다본다.
그러고는 꿰맞추어 본다.

어쩌면 나는 이 길로 갈 운명인데,

내가 모르는 척하고 있지 않았을까.
사실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어야 마땅한 것 아닐까.
그 삶을 위해 어떤 시련을 이겨내었다면,

아주 다른 내가 되어 있었을까.
그 모습은, 지금의 나보다 진정 더 나 다울까.

진리는 간단한다.
너무 단순해서 감동도 없다. 화가 치밀 정도이다.

그러니, 해보자.
겁이 나니까 조금씩이라도.

그 시간 효율적으로 써야지. 지금 이럴 때인가.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를 기웃거리는 가.
괜히 높이 못 갈 것 같으니,

뛰어내리려는 것 아닌가.

이런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내 안의 목소리를 스스로 잠재우지 못하고,
운명을 또 들여다 보려다가, 덮는다.

그리고 연다.
하얀 페이지를 눈앞에 펼치고, 한자씩 적어본다.
그렇게 한 걸음 내디뎌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4억 분의 1, 그 순간의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