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마치 천천히 춤을 추는 대지
발을 딛고 선 여기, 이 뭍에서부터 저어- 멀리,
눈으로 더이상 좇을 수 없는 곳까지 모두가 온통 황토색이었다.
넘실 거리는 거대한 물이,
그 위의 파도마저도 땅의 색깔을 하고서 출렁였다. 그것은 마치 천천히 춤을 추는 대지.
눈앞에 펼쳐진 곳은, 드넓은 황해(黄海).
시원하게 청량한,
쏴- 하얗게 이는 물보라가 사이다의 기포처럼 상큼하게 폭폭 터지는 동해를 보고,
그저 풍덩! 몸을 던지고 싶은 충동.
얼음 가득한 양동이를 머리에 촥- 끼얹는 짜릿함을 느끼고팠던 그 날과는 또 달랐다.
땅이 바다가 되고, 뭍이 물이 되어
한데 섞여버리고.
마치 울렁이는 육지에서 위태롭게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는 듯한 어지러움.
6만 킬로미터를 흐른 장강(长江)이
울컥울컥 쏟아낸 흙탕물은
바다를 다 삼켜버렸다.
저장성 연안 도시들을 왼편에 두고
상하이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눈을 들어 창 밖을 보니, 뉘엿뉘엿 해는 지고.
이름도 예쁜 도시 영파(宁波)와 작별하고
바다로 오른다는 상해(上海)로 돌아온다.
두 도시 사이의 해상교량을
힘차게 내달리는 차에 앉아
멀어져 가는 황해를 보고 있자니,
아, 저것이야 말로 정말 황색의 바다로구나 싶다.
그 옛날, 누군가는 말했겠지.
'저어-쪽에 가면 말이야, 거기는 바다가 푸르지 않아. 끝 간데 없이 광활한 바다가 온통 황토색이라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뭍이고 물인지 모르겠더라니까! 대지가 울렁이고 넘실대서 멀미가 날 지경이었어.'
'저 쪽 물 먹고 온 거 아니랄까 봐, 과장은!'
인천 앞바다에서 보던 것보다 더 드넓은 황색바다를 본 나는, 먼 옛날 그 말을 했을 누군가에게, 나도 놀랐다고, 나도 그런 어지러운 경외를 느꼈노라고 말해주고 싶다.
바다 해 앞에 누를 황 자를 놓고
다시 한번 바라본다.
일렁이는 땅의 바다를 가로질러 달리는 차창에
저녁 어스름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