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Stay Hungry, Stay Foolish

갈망하라. 그리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라.

by 낙하산부대

2005년 스탠퍼드 졸업식에서 스티브 잡스는 연설의 마지막을 네 단어로 맺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단순한 영어 문장 같지만, 그 속에는 그의 삶과 철학이 농축되어 있었다. 애플을 창업하고 성장시키며, 때로는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선 경험 끝에 그는 졸업생들에게 주문했다.


배고픔을 유지하라, 더 나은 것을 갈망하라. 바보처럼 살아가라, 세상의 기준에만 매이지 말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 짧지만 강렬한 그 메시지는 내 삶에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날 이후 내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지금도 그 문장이 새겨져 있다.



돌아보면, 나는 ‘배고픔’을 잃었을 때 늘 정체를 경험했다.


편안한 자리에 안주하고, 남들이 보기엔 안정적이라 여겨지는 길을 택했을 때 내 마음속은 이상하게도 공허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자리에 앉아 있어도 내 안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멈춰 있다고 느낄 때 불안은 더 크게 다가왔다.


반대로 무모해 보이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며 성장의 자리를 찾아 나설 때, 나는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다. 내 안의 ‘Hungry’ 정신은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더 깊이 탐구하게 만들었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 자격증에 도전하도록 이끌었다.



또 하나의 단어, ‘Foolish.’ 바보처럼 살아가라는 말은 어쩌면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이다.


세상은 언제나 우리에게 계산적이기를,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인생의 갈림길 앞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언제나 ‘계산’이 아니라 ‘용기’였다.


나는 늘 “이 길이 옳은 길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더 본질적인 질문은 “이 길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였다. 바보 같아 보이더라도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내 심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 그것이 잡스가 말한 ‘Foolish’의 참된 의미라 믿는다.



나의 ‘Hungry’와 ‘Foolish’는 실제 선택에도 깊이 스며 있었다.


누군가는 무모하다 했지만 나는 특전사에 지원했고, 사회생활을 시작해서는 세 번의 이직을 거쳤으며, 지금의 직장 안에서도 네 번이나 업무를 바꾸었다.


위험해 보이는 선택이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실패 속에서도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 남들이 말리는 길을 택했을 때 오히려 더 단단해진 경험이 내 삶을 지탱해 주었다.


잡스의 말은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으로 들렸지만, 나는 그것이 오히려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절실히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실패를 더 두려워한다.


회복이 어렵다는 계산, 무너질지도 모를 체면과 책임. 그러나 그 두려움이야말로 우리를 묶어 두는 사슬이다. 어린 시절의 무모한 용기, 어리석을 만큼 솔직했던 시도를 잃을 때 우리는 이미 늙어버린다.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과 어리석음을 놓아버릴 때 삶은 정지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이 말들을 내 삶에 어떻게 새길 것인가.”


거창한 목표나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매일의 작은 순간 속에서 ‘배고픔’과 ‘어리석음’을 유지하려 애쓴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받아들이고, 익숙한 길을 걸을 때도 낯선 풍경을 발견하려 한다.


타인의 평가보다 나 자신이 진정 흥미를 느끼는 일을 선택하는 용기. 이 작은 실천들이 결국 나를 앞으로 이끌 것이다.



돌아보면, 내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은 언제나 남들이 ‘무모하다’고 말했을 때였다.


안정적인 길을 버리고 모험을 택했을 때, 걱정과 충고는 쏟아졌지만 결국 그 선택은 내 삶을 풍요롭게 했다. ‘Stay Foolish’라는 말은 단순히 모험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무모한 선택 속에 담긴 진정성을 붙잡으라는 메시지라고 믿는다.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여전히 서툴고, 종종 실패한다. 하지만 그 부족함이 나를 앞으로 밀어낸다. 완성된 삶은 없다. 늘 갈망하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잡스의 네 단어는 내게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끝없는 여정에 필요한 삶의 태도를 일깨워 주었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온다면, 잡스처럼 멋진 문장을 남기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끊임없이 갈망하라. 그리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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