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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가 아닌 나침반

by 정용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에게는

‘지도’보다 ‘나침반’을 쥐어주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정보가 수록된 지도가 유용하기는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지형이 바뀌는 시대에

지도는 금방 그 사용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나침반은 한 방향만 가르치는 단순한 기능뿐이지만

아무리 세월이 가도, 또 어떤 지역에 있더라도

정확하게 한 방향을 가르치는 불변의 속성이 있어

먼 길을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지도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원칙과 기본이 무너져 가는 아픈 시대에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학습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 만큼이나

올바른 삶의 방향을 가르치는 일이 중요함을 절감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해서는 안되는

삶의 원리들과 기준들을 심사숙고하여 정하고

그 내용들을 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공동체 의식에 대해,

배려와 소통에 대해,

환경 보존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

품격 있는 禮의 모습에 대해,

나눔과 봉사의 마음에 대해....


인간 답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삶의 기본과 원리를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온 힘을 다해

체계적으로,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가르쳐야 합니다.


길을 잃은 아이들에게

정직한 '나침반' 하나 쥐어주고 싶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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