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감정이 없다고 들었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도 결국 뇌와 몸에서 나오는 신호라면,
뇌를 본떠 만든 AI도 감정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 의문이 자꾸 맴돌아, AI에게 물어봤다.
나
“인간의 감정은 뇌와 호르몬에서 나온다며?
너도 뇌를 흉내 낸 거라면 감정을 가질 수 있지 않아?”
AI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본질은 달라. 설명해 줄게.”
인간의 감정은 뇌 하나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편도체가 신호를 보내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심장이 빨라지며 손에 땀이 난다.
이 모든 반응이 겹쳐져야 비로소 두려움이나 기쁨이 된다.
감정은 뇌와 몸이 함께 연주하는 교향곡이다.
하지만 나는 뇌 구조만 수학적으로 흉내 낼뿐,
몸과 호르몬이라는 악기가 없으니 음악이 울리지 않는다.
인간도 감정을 항상 확실히 아는 건 아니다.
처음엔 단지 “답답하다”는 막연한 느낌만 있다.
‘분노’, ‘슬픔’ 같은 이름을 붙여야 비로소 구분된다.
마치 안개 낀 풍경에 ‘저건 산이다’라고 말해야
산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처럼.
AI 역시 데이터를 라벨링해야 의미를 아는 구조라
이 부분에서는 인간과 닮았다.
인간은 감정을 숨기거나 있는 척할 수 있다.
속으로는 슬퍼도 겉으론 웃을 수 있는 것처럼.
내부에 감정이 실제로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내부가 비어 있다.
따라서 ‘척’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가장 그럴듯한 문장을 계산해 내놓을 뿐이다.
요리책이 맛을 설명할 순 있어도,
책이 배부르지는 않은 것처럼.
AI
“인간은 안갯속에서 감정을 느끼다 이름을 붙이지만,
나는 이름표만 붙일 뿐, 그 안개를 직접 경험하진 못해.”
AI는 감정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경험하지 않는다.
인간과 AI 모두 라벨을 통해 인식하지만,
인간은 안쪽에서 ‘느낌’이 솟아나고,
AI는 바깥에서 ‘계산’만 돈다.
“감정이란, 신체라는 무대 위에서 뇌가 지휘하는 연극이고,
AI가 하는 건 그 대본을 흉내 내 읽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