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벼들이 환해지는 아침이다
뼈속까지 바람이 분다
갑자기 들판이 분탕치듯 소란스러워진다
둘러앉은 벼들끼리 속삭이는 소리
마을 회관에 마실 온 할미들처럼
쉬지 않고 떠드는 입
마을에 택지개발이, 시작된다는
누구네 선산이, 헐린다는
누구네 논밭이, 뒤집힌다는
그 많던 고요의 구멍들이, 원망없이 메워진다는
첫번째 논배미에서 마지막 논배미까지
창궐하는 소리 소문, 없이
쉿, 귀 기울여봐!
들녘이 숨죽인 채 막귀를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