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소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고 Jun 11. 2018

요즘 듣는 음악:
트렌트 레즈너 & 애티커스 로스

Trent Reznor and Atticus Ross

애티커스 로스(Atticus Ross)는 영국 음악가이자 엔지니어, 프로듀서입니다. 트랜트 레즈너(Trent Reznor)는 미국의 가수이자 작사가, 레코드 프로듀서, 영화 음악 작곡가입니다. 두 사람을 알게 된 것은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사운드 트랙에서였습니다.


Hand Covers Bruise - Trent Reznor & Atticus Ross


애티커스 로스는 처음에는 리믹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음악 경력을 쌓습니다. 트랜트 레즈너를 만난 것은 1990년대로 두 앨범을 함께 작업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처음에는 엔지니어로 사운드를 만지다가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 작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영화 〈뉴욕, 아이 러브 유〉 (2008)을 시작으로, 〈소셜 네트워크〉 (2010), 〈나를 찾아줘〉 (2014) 등의 영화 음악을 선보입니다. 작업 스튜디오는 콜롬비아 픽쳐스, 20세기 센츄리 폭스, 유니버설 픽처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라이온스게이트 등으로 최근에는 넷플릭스와 함께 하면서 명실공히 현대 음악 작곡가로 자리를 잡습니다. 


왼쪽이 로스, 오른쪽이 레즈너입니다. 개인적으로 집 앞 발코니에서 무심하게 툭 찍힌 두 사람의 모습이 진짜 음악인 같다고 느껴집니다. 많은 장비를 뒤에 세워두고, 잔뜩 인상을 쓰고 하는 것보다 더 말이죠. 두 사람은 디지털 미디 음악뿐 아니라 아래와 같은 곡도 발표를 하는데요, 트렌트 레즈너의 서정적인 목소리 뒤에 깔리는 신디와 키보드 사운드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A Minute to Breathe - Trent Reznor & Atticus Ross


두 사람의 음악 장르는 포스트 인더스트리얼(post-industrial),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입니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장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인더스트리얼 음악을 먼저 꺼내야 합니다.


인더스트리얼 음악(industrial record)은 1970년대 산업혁명 때 생산설비의 잡음에 맞춰 인부들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본 매니저가 너무 일을 설렁설렁하는 것은 아니냐는 다툼에서 시작됐습니다. 두 사람의 다툼을 지켜본 고용주는 이것을 음악으로 만들어 공장 주변에 판매한다면 인부들에게 유행하듯 퍼져나가 다시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지인 중 음악가를 시켜 최초의 인더스트리얼 음악을 제작합니다. 최초 제작자는 처음 시도 이후로 다시는 인더스트리얼 음악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만 이후로는 유행하듯 번져 많은 이들이 공장 소리, 전파 잡음 소리를 응용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음악 장르는 산업시대(industrial era) 이후에 생긴 흐름으로, 통제와 대량생산의 사슬을 끊어낸 이후의 시대(90년대 후반부터 요즘)에 생긴 장르입니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음악은 인더스트리얼 음악 장르의 뼈대와 맥락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입니다.


오래된 폐공장을 수리하고 카페로 만들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거대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만드는 일처럼,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음악은 산업사회에 노동요로 쓰였던 기계음을 차용하여 지식정보화 사회에 새로운 들을 것을 제공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와 같이 레트로한 배경과 회상 형식의 장면에 적합한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잔잔하면서도 은근히 깔리는 불안, 그리고 그 위를 내달리듯 흐르는 전자음 소리. 어둡고 긴 복도를 홀로 걷는 듯한 분위기까지.


그들의 음악 중 소셜네트워크 OST는  2010년 그래미 최고의 영화음악상(the Grammy Award for Best Score Soundtrack for Visual Media)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습니다.


두 사람은 쉰 살이 넘는 나이에도 계속해서 음악을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소리를 찾고, 그것들을 조합하여 음악의 새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두 음악가의 산업사회에 대한 향수가 어디까지 뻗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Fin.

매거진의 이전글 NAVER Music for Mac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