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선변호사 입니다 (2편) - Part2

악마의 기억

by sarihana

제2장: 두 번째 꽃


첫 번째 정화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 나는 나 자신을 작은 방 안에 가두었다. 세상은 '천재 예술가 지영의 비극적 자살'이라 떠들었지만, 그 모든 것은 내게 무의미한 소음일 뿐이었다. 내 영혼은 지영을 향한 복수심과 그녀를 잃은 고통이라는 두 개의 칼날 위에서 잔혹한 수술을 받고 있었다. 뜨거운 분노는 고통스러웠고, 차가운 슬픔은 나를 잠식했다. 이대로는 다음 정원을 가꿀 수 없었다. 감정은 정원사의 가장 큰 적이다. 잡초를 뽑는 손에 연민이 깃들어서는 안 된다.


나는 의식적으로 내 안의 모든 감정을 뿌리째 뽑아내기 시작했다. 지영과의 행복했던 기억, 그녀의 배신이 남긴 상처, 나의 죄책감까지. 그것들은 모두 나의 정원을 망치는 잡초에 불과했다. 고통스러운 자기부정 끝에, 마침내 내 안에는 명확한 목표와 굳건한 의지, 그리고 세상을 꿰뚫어 보는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만이 남았다. 나는 이제 더 이상 한 여자의 복수자가 아니었다. 나는 이 도시의 균형을 맞추는 정원사였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는 거대한 악취의 소용돌이였다. 나의 예민해진 후각은 위선자들이 풍기는 영혼의 부패한 냄새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역겨운 냄새의 흐름이 있었다. 그것은 돈에 대한 끝없는 탐욕이 썩어 문드러져 나는, 기름지고 메스꺼운 단내였다. 그 냄새는 마치 도시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오물처럼, 금융가의 심장부에서부터 가장 어두운 뒷골목까지 번져나가고 있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냄새의 근원을 추적했다. 후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자, 도시의 풍경은 내 머릿속에서 냄새의 지도로 변했다. 거리의 신호등, 화려한 광고판, 스쳐 지나가는 행인의 향수까지, 모든 것이 그 탐욕의 악취와 뒤섞여 내가 찾아야 할 정화의 표적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마침내, 그 지독한 냄새가 응축된 진원지를 찾아냈다. 악덕 사채업자, 박서연이었다.


그녀는 법의 허술한 그물망을 교묘히 피해 절망에 빠진 이들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였다. 나는 며칠 동안 그녀의 그림자처럼 뒤를 쫓았다. 그녀는 자선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SNS에는 명품과 파티로 가득한 화려한 삶을 과시했다. 그러나 그 가면 뒤에서 풍겨 나오는 탐욕의 악취는 숨길 수 없었다.


어느 차가운 오후, 나는 그녀의 대부업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늙은 여인을 보았다. 박서연은 최고급 세단의 차창을 내리지도 않은 채, 경멸이 가득한 눈빛으로 노파를 훑어본 후, 매정하게 차를 몰고 떠났다. 노파의 절망적인 울음소리와 박서연의 차에서 풍겨 나오던 악취가 뒤엉켜 내 머릿속을 격렬하게 휘저었다. 나는 그 장면에서 도시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차가운 사명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녀는 나의 정원에서 반드시 뽑아내야 할, 겉만 번지르르한 독버섯이었다.


나는 그녀의 호화로운 저택에 그림자처럼 스며들었다. 최첨단 보안 시스템은 그녀의 오만함만큼이나 허술한 구석이 있었다. 대리석 바닥의 차가움은 그녀의 공허한 내면을 대변하는 듯했고, 벽에 걸린 값비싼 그림들은 아무런 생명력 없이 빛을 잃고 있었다. 화려함 뒤에 숨겨진 공허는 그녀의 썩은 영혼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었다. 그녀는 서재에서 와인을 마시며, 누군가의 인생이 담보로 잡힌 서류를 흡족하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완벽한 정화의 무대였다.


나는 그녀의 등 뒤에 유령처럼 나타났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는 경악하며 몸을 떨었다. 자신만만하던 웃음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원초적인 공포만이 그녀의 눈을 가득 채웠다.


"누, 누구야... 돈이 필요하면 원하는 만큼 줄게!"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마저도 역겨운 돈 냄새로 가득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살기 위해 버둥거렸지만, 평생 남을 쥐어짜며 살아온 그녀의 손아귀는 힘없이 무력했다. 그 순간, 그녀의 목을 조르는 것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도시의 균형을 되찾고 인간의 질서를 바로잡는 신성한 의식임을 직감했다. 그녀의 눈에서 서서히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것을 지켜보며, 나는 도시의 공기가 조금 더 맑아졌음을 느꼈다.


그녀의 서재에서 가장 값비싼 만년필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붉은 잉크병을 열었다. 이 붉은색은 박서연의 피가 아니라, 그녀가 빨아먹은 수많은 약자들의 피눈물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붉은 잉크로 그녀의 차용증서들 위에 '정화(淨化)'라는 두 글자를 또렷하게 새겨 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심장 위에, 두 번째 치자꽃을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밤공기는 상쾌했고, 달빛은 창백했다. 나는 정원사로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며칠 후, 뉴스에서는 처음으로 나를 '정원사(The Gardener)'라 칭했다. 한 범죄 분석가가 방송에 나와 "마치 어떤 뒤틀린 정원사가 도시의 잡초를 직접 뽑아내려는 듯한, 오만하고 과시적인 범죄"라고 떠들어댔다. 앵커는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그 이름을 말했지만, 내게는 나의 탄생을 알리는 세례명처럼 들렸다. 언론은 나를 잔혹한 살인마라 낙인찍었지만, 익명의 누리꾼들은 나를 의로운 영웅이라 불렀다. 나는 그들의 반응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세상이 마침내 나의 예술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날 밤, 나는 다시 지영의 꿈을 꾸었다. 나는 완벽하게 가꿔진 정원에 서 있었다. 하지만 모든 꽃들이 시들어 검게 변해 있었다. 지영은 그 죽은 꽃들 사이에서,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오빠, 이제 신이라도 된 거야? 누가 잡초고 누가 꽃인지, 오빠가 정하는 정원에서 만족해?"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내 안의 냉혹한 정원사는 그녀의 질문을 또 다른 잡초처럼 뽑아내려 했지만, 지영의 그림자는 여전히 내 영혼 가장 깊은 곳에 뿌리내린 채 나를 흔들고 있었다.


나의 정원은 이제 막 가꿔지기 시작했을 뿐이다. 도시의 건물 사이, 번쩍이는 쇼윈도와 음습한 골목마다 악취는 여전히 뿌리내리고 있었다. 아직 뽑아내야 할 잡초는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다음 정화는, 이 지긋지긋한 내면의 목소리마저 잠재울 만큼, 이전보다 더 정교하고, 더 냉혹하며, 오직 정원의 균형과 질서만을 위해 행해져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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