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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Mar 01. 2024

불운일까, 액땜일까...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천을귀인을 가진 사람들

[3줄 요약]
ㅇ 점심 먹고 같이 걷던 친구가 넘어졌다. 내 발에 걸렸다.
ㅇ 이것은 액땜일까, 불행일까?
ㅇ 그런데, 그 친구 사주에 큰 사고를 막아주는 보호막이 있다고?

1.


우당탕탕...

친구가 길에서 넘어졌다. 그는 나와 같이 걷고 있었는데, 내 오픈발과 그의 왼발이 겹쳐지면서 그가 넘어진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니, 너무 깜짝 놀랐다.


그는 넘어지면서 손을 짚느라 손바닥이 조금 까지고, 턱이 아스팔트에 살짝 긁혔다. 점심 먹고 테이크아웃한커피가 손에 들려있던 터라 넘어질 때 조심스럽게 넘어지는 게 쉽지 않았었나보다.


그는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친구를 보는 나는 뻘쭘한 채로 있었다. 여하튼 내 발에 그가 걸린 거니까 말이다.

2.


그는 괜찮다고 말했다.

어디 부러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손과 얼굴의 상처는 2~3일이면 좋아진다며 애써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난 뭐라고 말해야할 지 몰랐다.

액땜한 거라고 위로해야 할까?



3.


"액땜 잘한 겁니다.

  더 크게 다칠 수 있었는데, 귀인이 도와줘서 그 정도로 끝난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예전에 신점을 보시는 보살님이 이런 말을 해주셨다. 며칠 전 나는 작은 교통사고를 내서 차를 수리해야 했다. 그런데, 보살님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도 않았고 그 정도면 큰 불행을 피해간 것이라며 괜찮다고 말했다.


나는 사주에 천을귀인이 있어, 일종의 강한 보호막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란다. 천을귀인이라... 보호막이라...


정말 괜찮은 건가?


나는 신중하게 운전하지 못한 내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고, 금전적 손실도 꽤 있었다. 이 정도로 끝난 것이 잘 된 것이라고? 액땜이라고?



4.


액땜과 불운 사이에서 진실은 무엇일까?


물론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액땜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 더 큰 불행이 올 일을 작는 불행으로 막았다는 생각을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 사주에 천을귀인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말이 생각보다 좋았다. 천을귀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단어 느낌이 좋다. 내가 보호막을 갖고 태어난 삶이라니..


생각해 보면, 나는 살면서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이 크게 없긴 하다. 그리고, 쉽지 않은 상황마다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무난하게 살고 있는 편이다. 주식으로 몇 백만원 손해 본 수준의 불운만 있었다.


오늘 넘어진 그 친구의 사주를 풀이해봤다.

그에게도 있었다.

천을귀인이...


그에게 이번 일은 액땜인 것이 확실하다.


왼쪽처럼 걷고 싶었으나 현실은 오른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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