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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Mar 05. 2024

어설프게 망설이다가 운명의 기회를 놓치다!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라멘과 아티스트 베이커리

1.


"엇.. 웨이팅 줄이 짧네.. 한번 웨이팅해볼까?"


안국역에 새로 생긴 <아티스트 베이커리> 앞에서 나는 망설였다. 병원 예약이 있어서 오후 반차를 내고 사무실을 나와서 점심을 먹으러 가고 있던 중이었다. 내 계획에 <아티스트 베이커리>는 없었다. 사무실을 나와서 일본 라멘집에서 라멘 한 그룻 먹고 병원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아티스트 베이커리에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을 보고 망설였다.


그러나, 나는 그냥 라멘집으로 계획대로 갔다.


2.


라멘을 주문했다. 후쿠오카식 돈코츠 라멘인데, 평소에는 차슈덮밥을 많이 먹는데, 오늘 왠지 라멘이 먹소 싶어서 주문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너무 느끼했다. 음식을 그냥 남기고 나오고 싶었다. 아이씨...


'평소처럼 차슈덮밥을 먹을 껄..'


아.. 망설이다가 망했다. ㅋㅋㅋ

오른쪽이 느끼한 러멘. 왼쪽이 맛난 차슈덮밥


3.


나는 mbti 유형 INFJ다. 특히, J  성향이 매우 강하다. 한마디로 계획이 업으면 불안하고, 계획이 없으면 무엇을 할까 망설이다가 아무 것도 못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미리 계획을 세우는데, 오늘처럼 어설프게 행동을 할 때가 많다.


계획대로 한다면서 웨이팅이 짧은 <아티스트 베이커리>를 그냥 지나가고, 반대로 계획에 없는 라멘을 주문하고.. 더블 콤보로 어설픈 짓을 연달아 했다. 아이씨...


유연성 없는 J 유형의 바보같은 행동을 했다. 아이씨..



4.


지하철을 타고 병원으로 가면서 생각했다. 라멘집을 가다가 아티스트 베이커리로 계획 변경을 못 한 이유가 무엇일까?

 

계획대로 해야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일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다른 사람의 눈치 보는 어설픈 마음 때문인 것 같다. 라멘집 계획이 뭐가 대단해서 계획을 못 바꾼단 말인가? 그냥 핫플 <아티스트 베이커리>에 자 가서 웨이팅 등록하기가 뻘쭘한 거다. '직딩 아재가 MZ 다니는 핫플에 혼자 왔네'라고 다른 사람들이 수근될 꺼라는 망상이 나를 어설프게 만든다.



5.


병원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갈까 신상 카페에 들려서 커피 한잔 할까 망설였다. 머리에서는 그냥 집에 가라는 어설픈 목소리가 맴돌았다.


나는 <아티스트 베이커리>와 라멘 주문의 어설픈 내 자화상을 떠올렸다. 오늘은 더이상 그렇게 어설프기 싫었다. 그래서, 신상 카페로 왔다.


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 또 망설였다. 빵을 먹을까 말까... 지금 이 카페에 혼자 온 직딩 아재는 나 하나 뿐인데... 빵 먹을까 말까..


으랏차차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빵을 추가 주문했다.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캬~~~ 달콤한 인생 맛이다. 이 빵을 지금 이 순간 못 먹었으면 어떨뻔 했을까?


망설이다 포기하는 어설픈 직딩이 될 뻔했다.

다행히 빵 때문에 살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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