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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May 27. 2024

혼자갈 용기가 없던 홍대 나성 타코에 가다!

#6 어설픈 소소한 일탈이 날 뻔뻔하게 만들다.

1.


3년전부터 내 위시 리스트에 있었던 곳이 있다. 홍대 나성 타코라는 곳이다. 환승연애 시즌 1 출연자였던 ' 민재'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3년 전에 한번 갔었다. 그 때 너무 맛있게 먹었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었지만, 3년이 그냥 흘러버렸다.



2.


그곳에 다시 못 간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뻔뻔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먹고 싶은 음식이라면, 혼자라도 가서 먹으면 되지 않는가? 그런데, 그럴만큼 난 뻔뻔하지 못하다. 거기다가 장소가 홍대다. 아재 직딩 혼자서 홍대에 가서 뭔가 하기에는 멋쩍다. ㅎㅎㅎ


   둘째, 점심에는 못 가고 저녁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난 광화문에 있다. 점심에 갈 수 있다면, 조금 용기를 내면 혼자 갈 수 있다. 그런데, 광화문-홍대 거리를 생각해 볼 때, 점심에는 무리다. 그러면, 저녁에 혼자 가야 하는데, 그것은 더 뻘쭘하다. 아예 저녁에 갈 생각 자체를 못했다.


   셋째, 거기에 같이 갈 멤버가 없다.


거기에 가고 싶어하는 멤버들이 있었다면, 저녁에 같이 우르르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내 주위에는 타코 좋아하는 멤버가 없다.  거기다가 환승연애 시즌1이 끝난지도 오래되다 보니, 환승연애를 미끼로 친구들을 그곳으로 이끌 수도 없었다. 흑 흑 흑...


이런 하잖은 세가지 이유로 그곳을 마음 저 한 구석에 고이 묻어둔 채  3년이 지났다. 그런데, 찬스가 왔다.




3.


회사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얼마전에 미국 여행을 다녀온 A가 타코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회사 근처에서 타코를 먹으러 갔다. 타코 먹으면서 홍대 나성타코 얘기를 내가 꺼냈다. 3년 전에 갔었는데 참 맛있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A가 자기도 거기를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신촌에 사는 A는 자주 거기에서 배달시켜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제안했다. 점심에 언제 거기에 가자고 말이다.


같이 있던 B와 C도 좋다고 했다. 다행히 B와 C도 환승연애 시즌1을 보았었고 '민재'님을 알았다. 그렇게, 일종의 점심 홍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어제 그것을 실행했다.


그런데, 점심 홍대 프로젝트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홍대까지 이동 시간을 고려했을 때, 제한된 점심 시간에 다녀 오는 일은 매우 타이트했다. 우리는 회사에서 꼰대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직딩 아닌가?


찬스가 왔다. 회사 윗분들이 외부 회의가 생겨서 조금이나마 점심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내가 동료들에게 제안했다. 오늘이 바로 디데이라고...


그래서, 이동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홍대에 가서 후다다닥 타코를 먹고 왔다.


아~~ 맛나다!!!

잠시 천국에 온 듯했다.


왜 천국이냐면, 나성 = LA = 천사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성 타고 사장님이 LA 출신이라 LA 사진과 느낌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해 놓았은 덕택에, LA가 내 고향인 듯한 따스한 느낌을 받았다.




4.


행복은 '순간'이다.


행복을 느끼며 타코를 먹고 다시 홍태에서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아무리 택시 타고 이동해도, 타코집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도, 행복했다.


그리고 뿌듯했다. 나 혼자 뻔뻔하게 그곳에 가지는 못했지만, 같이 갈 멤버들을 찾아서 그 곳에 갈 수 있었다. 혼자 할 수 없다면, 멤버들을 찾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혼자가 될 것이고, 뻔뻔함을 셀프 펌프질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오늘 이 순간은 행복하다.


이렇게 어설픈 소소한 일탈이 날 뻔뻔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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