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20기 뽀뽀남 영호를 본 이후, 나는 '어떻게 하면 날티 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에 푹 빠져 있다. 내가 날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날티 = 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친절과 자상함은 '단순' 호감일 뿐이고, 매력은 '날티'에서 나오는 것 같다.
나는 '호감' 레벨에서 '매력' 레벨로 업그레이드가 어렵다. ㅋㅋ.. 불쌍한 존재다.
이런 생각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영화 <트위스터스>를 봤다. 영화 남주인공 '타일러 (글렌 파월)'는 전형적이 마초이면서, 날티나는 캐릭터다. 오죽하면 별명이 '토네이도 카우보이*'이겠는가?
* 영어 원 대사는 '토네이도 랭글러'
2.
영화를 보자마자 첫번째 느낌은 '여주인공 케이트가 너무 이쁘다.'이다.
처음에는 이쁜 듯 안 이쁜 듯 하다가, 영화 중반부터는 무척 이쁘게 나온다. 꿈으로 가득차 보이는 루이스 호수 같은 커다란 눈, 쓰다듬어 싶은 마음에 내 손이 자꾸 스크린으로 향하게 만드는 하얀 볼, 그리고 바람에 날려갈 것 같은 슬렌더 스타일인데 강인한 마음을 보여주는 민소매 패션과 가느다른 팔...
그리고, 그런 케이트를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눈길로 먼 곳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남주 타일러... 그는 자기 잘난 체 엄청 하면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말 대신 픽업 트럭을 몰고 다니는 마초남 스타일이다.
그의 전매특허 대사가 있다.
"느낌 오면 쫓아라! If you fill it, Chase it!"
영화에 이 대사가 10번쯤 나오는데, 그의 카우보이 캐릭터와 너무 궁합이 좋다.
3
갑자기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요즘에 나는 왜 매력이 없을까?
어느 날부터 나는 경청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 절대 충조평판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않는다. 얘기 잘 들어주고 맞장구 잘 쳐주기만 한다. 한마디로 예스맨이다.
그러다 보니 야생적이고 마초적인 모습이 하나도 없다. 그냥 그냥 좋은 사람인 거다. 절대 호감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는, 나쁜 남자의 마라맛 중독성 매력이 하나도 없는 그런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그러면, 마초남 타일러의 '마초 매력'은 무엇일까?
첫째, 자신만만하면서 기름기 잘잘 흐르는 눈빛과 표정 둘째, 뻔뻔하지만 알고보니 과학적 지식과 준비를 갖춘 모험심 셋째, 자기들의 이익이 아닌 피해받은 사람을 위한 선한 마음
솔직히, 나, 타일러처럼 마초남 매력을 갖고 싶다. 그러나, 나는 그처럼 카우보이적인 야생, 모험심과는 먼 캐럭터다. INFJ의 소심한 여린 캐릭터일 뿐이다.
나도 타일러처럼 카우보이 스타일로 뻔뻔, 당당하게 살 수 없는 걸까?
4.
내가 '토네이도 카우보이' 타일러와 같은 매력을 가지려면 두 가지를 따라 해야 한다.
첫째, 느낌이 오면 바로 행동해야 한다.
지금 내 환경, 주위 사람 눈치 등을 살피다 보면, 그 느낌을 희미해 진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타이밍은 느낌으로 잡아야 한다.
둘째, 두려움을 즐겨야 한다.
여주 케이트는 트라우마가 있다. 몇년 전 토네이도를 추적하다가, 친구들을 잃은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케이트에게 타일러는 말한다.
"You don't face your fears. You ride them."
(두려움은 맞서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거야.)
나는 두려움을 느끼면 심장이 콩알만해지면서 쪼그라든다.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작아지고, 몸은 긴장해서 뻣뻣해진다. 카우보이가 성난 말에 올라타서 길들이듯이, 두려움에 과감하게 올라타서 그것과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나에게 이 두가지는 꽤나 힘들다. 선천적으로 그런 성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마초 카우보이가 될 수가 없다.
그러나, 가끔 10초간 용기를 내어 10초간 카우보이처럼 각성할 수는 있지 않을까? 그 10초가 나에게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주고, 내 심장을 뻔뻔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