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어려웠던 관계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어려운 이유

by 슈니움

어린 시절의 나는 스스로 꽤 이타적인 아이였다고 생각한다.

친구가 힘들어 보이면 먼저 손을 내밀었고 누군가 외로워 보이면 함께 있어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건, 그 이타심은 나를 행복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내 마음을 지치게 만드는 순간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가장 가깝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서 나는 늘 그들의 감정을 돌봐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마음의 10을 다 내어줘도 그들이 돌려주는 건 반의반도 안 될 때가 많았다.

그런데도 그건 당연한 일인것 처럼 여겼던 것이 -

이 글을 쓰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때의 어린 소녀가 안쓰럽다.


나는 누군가에게 속하고 싶어서 혹은 어딘가의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서 였을까

혼자서만 애를 참 많이 쓰고 있었다.

과연 그때 내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정말로 내 친구였던 걸까 ? 지금 와서야 묻고 싶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시절에도 나를 그저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다.


"얘는 이런 아이야, 애쓰지 않아도 돼"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바라봐 주던 사람들 덕분에 나는 숨 쉴 수 있었다. 그 사람들 앞에서만큼은 온전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는 사회생활 속에서 선택적 개인주의자로 성장했다. 누구에게나 다정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고 이제는 내 마음을 함부로 소진하지 않고있다. 내가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소중한 몇몇에게만 기꺼이 이타적이 되고 나머지 세상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간다.


지금의 나는 예전처럼 불안하게 애쓰지 않는다.

어릴적 그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이 짠하지만 그 모든 시간이 지금의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으리라. 이제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선택적으로 마음을 내어주는 삶을 살고 있다.


그 시절의 나는 참 안쓰러웠지만

결국 그 모든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어린 날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너는 충분히 괜찮은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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