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척의 시대 3탄: 전기차

by Yong


아는 척의 시대 3탄: 전기차, 그리고 가짜 전문가들의 시대


ChatGPT Image 2025년 8월 21일 오후 05_41_33.png

‘요약의 시대’가 낳은 ‘아는 척’이라는 착각은, 이제 ‘가짜 존중’을 넘어 전문가의 영역까지 침범하며 기이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바로 ‘가짜 전문가’들이 권위를 등에 업고 대중을 호도하는 시대다. 나는 최근 전기차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가 어떻게 진실과 선동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는지, 그리고 “엔지니어를 존중해야 한다”는 구호가 얼마나 공허하게 울려 퍼지고 있는지를 목격한다.


1. 과충전이라는 이름의 유령


ChatGPT Image 2025년 8월 21일 오후 06_01_22.png

TV에 얼굴이 알려진 자동차 교수나 정비 명장들은 종종 전기차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단어는 ‘과충전’이다. 마치 전기차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것처럼 불안감을 조성한다. 하지만 그들은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외면한다. 우리가 매일 밤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꽂아두고 잠들면서도 100%가 되었다고 선을 뽑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과충전 방지는 이미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오래된 기본 기술이다.


모든 전기차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애초에 과충전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100% 충전 상태라고 표시되어도, 실제로는 배터리의 물리적 한계 용량보다 훨씬 낮은 안전 구간 내에서만 충전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전기차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들에게는 상식 중의 상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들은 이 명백한 사실을 무시한 채,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에 불을 지핀다.


더욱 코미디 같은 상황은, 전기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회장으로 앉아있는 ‘전기차 협회’라는 곳이 이 ‘과충전’ 유령을 꾸준히 소환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전기차를 운전하지도 않는 이가 회장이다. 결국 그들의 선동에 못 이겨, 이미 자동차 자체에 과충전 방지 설계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전기마저 일정량 이상 충전이 안 되도록 제한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전문성이 없는 권위가 어떻게 현실을 왜곡하고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2. 화재 불안이라는 교묘한 선동


ChatGPT Image 2025년 8월 21일 오후 06_05_35.png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 역시 마찬가지다. 벤츠 전기차의 전소 사고는 모든 전기차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지만, 그 사고는 원인조차 규명되지 못한 특수한 사례였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벤츠가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저가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었고, 결국 해당 라인은 생산이 중단되었다. 이것은 전기차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한 기업의 잘못된 선택이 낳은 결과였다.


물론 그 이후 배터리 제조사 실명제가 자동차 업계 자체적으로 생겨났고. 덕분에 우린 어떤 배터리를 탑재했는지 투명하게 알수 있게 되었다. 이는 국내 3사 배터리가 더욱 신뢰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section_img5.png 미국 도로교통안전위원회(NTSB)와 교통통계국(BTS) 데이터

실제 통계를 보면(국내나 일본 등에선 phev등 하이브리드를 전기차에 포함해서 통계를 내곤해버린다.) 화재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 차량이며, 순수 전기차는 오히려 가장 낮다. 하지만 대중의 인식은 정반대다. 한번 불붙으면 진압이 어렵다는 전기차 화재의 극적인 이미지가, 낮은 발생 확률이라는 데이터를 압도해버린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위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를 선택하며 안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 이것이 바로 선동의 무서운 힘이다.


전기차가 위험하다라는게 굳어진 이들 그리고 그게 사실이어야하는 이들은 심지어 저 통계를 보고도 전기차는 아직 판매수가 적어서 의미가 없지 않느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10만대당"이라고 기준이 써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저 통계를 본 사람들의 다음 반응은 보통 전기차는 화재율이 문제가 아니라 화재후 진압이 문제라고 핀트를 돌린다. 하지만 반만 맞다. 화재 진압 관련은 화재 케이스마다 다르고.

실제 화재후 불이 번지는 속도는 내연차가 빠르다. 독일 경유 차들은 아예 화재 관련 결함이라고 b사가 인정했었지만 그건 이미 지나간 일이 되었다.




3. 엔지니어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


ChatGPT Image 2025년 8월 21일 오후 06_26_34.png

이 모든 현상은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이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로만 외칠 뿐, 실제로는 진짜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TV에 나와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분야의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행세하는 ‘쇼닥터’와 같은 가짜 전문가들의 말에 더 쉽게 휘둘린다.


그들은 수년간 연구실과 현장에서 땀 흘린 엔지니어들의 노고와 복잡한 고민을 단 몇 마디의 자극적인 말로 폄하해버린다. 그리고 대중은 그들의 ‘아는 척’을 비판 없이 수용하며, 함께 기업을 비난하고 엔지니어를 불신한다.


진정한 존중은 구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전문성의 영역을 인정하고, 복잡한 현실의 이면을 이해하려는 겸손한 태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그 겸손을 잃어버린 채 ‘아는 척’하는 전문가와 그들을 맹신하는 대중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착각 속에 빠져있다. 그리고 그 착각의 대가는, 결국 우리 모두의 안전과 미래가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31번 문항은 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