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6주가 지났다, 주말 근무 횟수로는 열두 번을 근무했다. 처음의 낯섦과 긴장은 조금씩 익숙함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피로는 여전히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발생하는 변수와 씨름하며 나 자신을 단련시키는 작은 전쟁터다. 그리고 나는 이 전쟁터에서,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관계를 통해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1. 나의 실수
지난 5주째 근무, 나는 계산 실수를 했다. 한 손님이 먼저 가져온 물건들을 계산대에 올려놓고, 나는 그것들을 스캔한 뒤 ‘대기’ 버튼을 눌러두었다. 잠시 후 손님이 두 번째 물건들을 가져와 계산대 앞에서 허둥대다 그만 바닥에 떨어뜨렸고, 나는 황급히 그것을 수습해주었다. 그 소란 속에서 나는 그만 대기시켜 놓았던 첫 번째 계산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결국 나중에 가져온 물건들만 계산이 되었고, 7천 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것은 명백한 나의 실수였다. 나는 숨기지 않았다.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사장님께 자진 신고했고, CCTV를 통해 상황을 복기하며 나의 실수를 명확히 인정했다. 그것은 부끄러운 순간이었지만, 동시에 중요한 깨달음의 순간이기도 했다. 나의 솔직한 고백에, 동료는 자신도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다며 위로를 건넸다. 매니저조차 토요일 물류를 정리하고 냉장고 전원을 켜는 것을 잊고 간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알게 되었다. 실수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완벽해 보이는 베테랑도, 심지어 매니저조차도 실수를 한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인정하고 바로잡아 나가느냐에 있었다.
2. 보이지 않는 곳의 질서, 그리고 새로운 책임
내가 주로 책임지는 곳은 매장 뒤편의 거대한 냉장 창고, ‘워크인’이다. 매니저를 제외하면, 이곳의 복잡한 질서를 온전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평일에는 매니저가, 주말에는 내가 이곳의 수백 가지 음료와 주류, 냉장식품의 입고와 진열을 책임진다. 전임자가 감당하지 못하고 도망갔다는 이 고된 업무를, 나는 절실함 하나로 버텨내고 있다.
최근 금요일과 토요일 새벽 근무자가 초심자로 바뀌면서, 나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졌다. 편의점 일이 처음인 그가 엉뚱한 곳에 물건을 쟁여놓거나 정리를 뒤죽박죽으로 해놓으면, 다음 날 물류를 받는 나의 일은 두 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나는 그를 탓하지 않는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랬으니까. 대신 다음에 만나면, “나도 그랬다”는 공감의 말과 함께, 이곳의 질서를 차근차근 알려줄 생각이다. 그것이 결국 나의 부담을 덜고,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3. 버려지는 것들의 가치
근무를 시작하고 한동안, 나는 저녁을 굶으며 일했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는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 처리된 음식 중 한두 개를 먹기 시작했다. 그것은 작은 변화였지만, 나의 근무 태도와 체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통기한은 말 그대로 ‘유통’ 기한일 뿐, ‘섭취’ 기한이 아니다. 버려질 운명이지만 아직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고된 노동을 버티게 해주는 소중한 연료가 되어주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일을 시작한 주말 오전의 여대생 동료도 폐기를 먹는다고 했다. 그녀는 “다들 안 먹어서 나만 먹는 줄 알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어쩌면 사장님이 괜찮은 폐기를 직접 챙겨가는 것처럼, 이것은 이 바닥의 오랜 생존 방식일지도 모른다. 한 정치인은 이를 두고 “쓰레기를 먹는 알바생”이라며 감성 팔이를 했지만, 그는 현장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이것은 비참함이 아니라, 만 원의 지출을 아끼게 해주는 알바생의 작은 특권이자, 고된 하루를 버티게 하는 현실적인 복지다.
4. 일요일의 작은 온기
화성 1등 지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곳은 하루 폐기가 10개가 채 안 될 정도로 회전율이 빠르다. 특히 저녁 5시 반이 넘으면 언제 한가했냐는 듯 손님들이 귀신같이 몰려온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 한 남자 손님이 1+1으로 산 핫식스 한 캔을 내게 건넸다. “하나는 필요 없어서요.” 그 무심한 친절 한 조각이, 그날의 모든 피로를 녹여주었다.
나는 여전히 실수하고, 배우고, 버텨내는 중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실수는 혼자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고, 버려지는 것들 속에도 소중한 가치가 숨어있으며, 때로는 이름 모를 타인의 작은 온기가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작은 편의점 안에서, 그렇게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