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아버지 인생을 중심으로 자의적인 리뷰
이전에 극장에서 애프터썬을 관람했을 때는 컨디션 문제로 집중하지 못했으나, 이번 관람에서는 완전히 몰입하여 아버지와 딸 두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아버지가 살아왔을 전체 인생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그의 오랜 꿈은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꾸리는 것’이었을 겁니다. 안정된 수입을 가지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딸 소피를 낳았을 때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고 믿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로 모든 것이 뒤틀렸고, 아내와 이혼 후 소피의 양육권은 아내에게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어떻게든 재기하기 위해 몇 년간 친구와의 사업을 시도하며 애썼으나 모두 실패했고, 소피와 함께하는 이 여행의 시점은 사실상 심리적인 극단에 몰려 있는 때입니다.
여행 이후 그가 자살을 택하게 된 감정은 너무나도 복합적입니다. 자신의 부재를 느끼게 될 소피에 대한 죄책감, 어릴 적부터 꿈꿔온 안정적인 가정을 끝내 이루지 못한 데서 오는 상실감과 허탈감, 그럼에도 딸 소피와 함께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었는데 떠나보내고 나서 다시는 함께하지 못할 것 같아 느껴지는 공허감과 슬픔. 그 외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인간관계 문제 등 더 많은 요인이 영향을 주었겠지요.
아버지의 선택을 ‘소피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책임을 회피한 행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그 말 자체가 저런 삶을 살았던 아버지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쓰고 있는 이 후기처럼, 이 영화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도 소피는 소피라고 얘기하지만 캘럼은 그저 아버지라고만 불리니까요.
뭐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 혹은 상상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