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고 힘든 것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by 부의엔돌핀

새벽부터 비가 세차가 내렸다.

출근 시간에 비가 내리면, 이런 생각을 한다.


"지하철에 사람이 많은데, 불편하겠네."


그렇지 않아도 출근 시간에 사람이 많은데,

비까지 오니, 2배로 힘든 출근 시간이 되겠다고 생각하였다.


아니다 다를까, 지하철에는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

그리고, 갈수록 사람들이 늘어나는 바람에,

그나마 있던 공간도 점차 없어졌다.


손에 든 우산이 많은 비로 흠뻑 젖어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닿지 않도록 발 쪽으로 바짝 당겨서 들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얼굴 표정이 좋지 않았다.

출근이라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비까지 오니 더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냉방 상태도 제가 원하는 만큼 시원하지가 않았다.

사람이 많고, 습도가 높으니 평소보다 더 덥게 느껴졌다.


그래서, 살짝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 이럴 때는 차라리 눈을 감고 있자.'라는 생각으로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철 방송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정확한 내용은 아니나, 이런 느낌이었다.)


"출근길에 지하철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서,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덥거나 춥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불편하시더라도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늘 좋은 환경을 갖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눈을 감고 있는 상태에서 이 말을 들으니,

방금까지 불편했던 마음이 금세 사라졌다.


'뭐야,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비 오는 날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을 타면, 나만 불편한 것은 아니다.

나도 불편하고,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이 불편하다.

출근 시간에는,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힘들다.


이 사실은 모든 일상생활에서도 똑같다.


늦게 집에 오는 남편 대신에,

재활용 쓰레기나 음식물 쓰레기를 아내가 주로 버린다.


간혹, 아내가 다른 일로 나에게 버려달라는 부탁을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이런 마음이 들곤 한다.


'나가기 싫고, 귀찮은데.'


내가 싫고, 귀찮은 일이면, 아내도 싫고 귀찮은 일이다.

직장 생활에서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도 하기 싫다.


이득이 되거나 편한 일만 내가 골라서 할 수는 없다.

이렇게 모두 다 똑같은 상황이란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힘든 것은, 다른 사람도 힘들고,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도 하기 싫은 일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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