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혼자 조용히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시간이지만,
혼자서도 아침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그래도, 아내가 매일 저녁에 제 아침 식사를 위해서,
바로 차려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다.
한 개의 반찬 통에 구역이 나누어져 있어서,
몇 가지 반찬을 넣어 두기 때문에 쉽게 차려 먹을 수 있다.
냉장고에서 이 반찬 통 하나만 꺼내고,
밥 솥에서 먹을 밥만 퍼내면 되니까.
이렇게 간단하니 누구 도움 없이도 간편하게 아침을 챙겨 먹을 수가 있어서 좋다.
모두 아내 덕분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부터다.
맛있게 식사를 한창 하는 중에 어디선가 불청객이 나타났다.
바로, 초파리 한 마리였다.
식사를 하기 전에는 눈에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바람처럼 왔다.
손바닥으로 잡으려고 하니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손으로 한 번 휘저어서 날려 보냈다.
하지만, 방심한 틈을 비집고 밥그릇 윗부분에 달라붙었다.
순간 놀라서 손으로 휘저어 다시 쫓아 버렸다.
안 되겠다 싶어서, 식사를 서둘러 끝냈다.
그리고, 다 먹은 반찬 통과 밥그릇 등을 설거지통에 담았다.
그릇들이 모두 물에 잠길 정도로, 설거지통에 물을 채웠다.
그러고는 주위를 한번 빙 둘러봤다.
내 소중한 아침 식사를 노리고 성가시게 했던 그 초파리는 어느새 사라졌다.
몇 년 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이런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A 씨가 사망하여 3억여 원의 보험금이 나왔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A 씨의 생모가
54년 만에 자식들 앞에 나타나 보험금을 가져가겠다고 했단다.
생모는 A 씨가 두 살쯤 됐을 무렵 세 남매 곁을 떠났는데,
이제 와서는,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유족들과 법정 다툼에 이르렀다고 한다.
법원이 생모에게 유족들과 재산을 일정 부분 나누라는 중재안을 냈으나,
생모는 이 중재안을 거부했다고 한다.
기사 마무리에 '구하라 법' 통과를 촉구한다는 유족들의 말로 끝냈다.
('구하라 법' 통과 이전 기사이다)
초파리를 보면서, 문득 예전에 보았던 기사가 떠오르면서,
초파리와 생모가 서로 겹쳐졌다.
자신에게 이득이 될 만하다 싶으면,
바람과 함께 타나 나서 단물만을 빨아먹으려는 생모의 행위가
초파리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도 이런 경험을 겪어 본 분이 계신가?
내가 지위가 높아지거나 돈을 크게 벌었을 때,
연락도 없던 사람들이 어디선가 이 소문을 듣고,
어색한 친근함을 건네면서 연락이 올 때 말이죠.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셨는지도 참 궁금하다.
언젠가 우리에게 좋은 일이 생겨 형편이 좋아졌을 때,
뜬금없이 나타나는 그런 초파리 같은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선의로 조금 도움을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약간의 도움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처음에야 고맙다고 할지라고, 그 이후에는 더 큰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때의 요구를 뿌리친다면, 오히려 나를 나쁜 사람으로 취급할지도 모른다.
"지위 높아지고 돈도 많이 벌었는데, 그 정도도 못 해 주냐?"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뜬금없이 연락한 사람들은 괜히 연락하지 않았을 것이고,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힘들어할 때도,
나를 버리거나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늘 내 주변에 머물면서 내가 잘 되길 바라며,
내가 요구하기도 전에,
먼저 발 벗고 나서서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가 지금 보다 형편이 나아졌을 때,
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