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배우는 것들

글쓰기란

by 레몬향품은

나에게 글쓰기는 나의 아픔을 드러내고, 사람들에게서 느낀 배신감과 신체적인 고통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그것은 내 슬픔을 담아내고, 하루하루를 정리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어릴 적부터 적어왔던 일기장과 시집, 에세이집을 읽으며 흐르는 잔잔한 음악은 나를 위로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 음악은 마치 내 감정을 대신 말해주는 듯, 내가 느끼던 외로움과 고통을 다독여주었다.


하지만 건강이 악화되면서, 언젠가부터 내가 사랑하던 책을 펼치는 것이 두려워졌다. 책을 읽는 것조차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머릿속에서 단어들이 어지럽게 떠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한 줄을 읽고 나면 무기력함이 몰려왔다. 내가 다시 그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갖지 못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회복의 길목에 서 있는 지금,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일기장 속에도 내 진심을 다 담지 않았을까?"

순간, 나는 내가 두려워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동안 내 안에 있던 상처와 감정들을 글로 담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내가 진심을 표현하면, 그 감정들이 너무나 고통스럽게 느껴질까 봐, 아니면 그 고통을 마주할 용기가 부족해서 나는 내 속마음을 숨겨왔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두려움이 있었다. 바로 내 감정들이 누군가에게 보일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내가 쓴 글 속에 내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날 때, 그것이 누군가에게 읽힐 것이다. 그 사람이 내 약점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내 감정의 상처가 다른 이에게 비치는 것이 두려웠다. 나는 글을 통해 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피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나의 외로움과 두려움이 내 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팠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고통을 마주하려 한다, 내 감정을 진실되게 표현하려 한다. 글쓰기를 통해 내가 잃어버린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찾고자 한다. 침체된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시도와 배움은 언제나 나에게 설렘과 희망을 준다. 그래서 나는 조금씩 다시 글을 써 내려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글을 쓸수록 그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마치 내 감정이 한 줄 한 줄 정리되어 나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조금씩 나는 치유되고 있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매일 진실을 담은 글을 쓰고 있다. 그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풀어낸다. 나는 점차 회복의 길을 걷고 있다. 치유는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글을 쓸 때마다 나의 마음은 더 가벼워지고 있다, 삶이 점차 밝아져 가는 것 같다. 치유의 길은 아직 멀다. 나는 그 길을 계속 걸어가며 나 자신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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