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이 웃는다
요즘 국제, 국내 금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사람의 언어를 흉내 내던 AI는 이제 사람처럼 사고하고, 사람보다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AI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고, 대한민국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의지 아래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가 치열한 AI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AI는 이제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AI의 치열한 성장의 열매는 AI 기업이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플랫폼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AI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는 무엇일까.
공장 자동화, 자율주행, 스마트 건축 등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 혁신을 기대했지만, 지금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는 분야는 의외로 '광고'다.
AI가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동영상을 만들어낸다. 과거에는 비싼 모델료와 긴 제작 기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가 몇 초 만에 완성된 광고물을 만들어낸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보다 효율적인 도구가 없다.
결국 AI는 제조 현장이 아닌 광고 시장에서 가장 먼저 ‘혁신’을 이뤄냈다.
그러나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돈은 AI 기업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챗GPT다. 전 세계적으로 8억 명 이상이 이용하지만, 유료 구독을 하는 사용자는 5% 남짓에 불과하다. AI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나 기업은 많지만, 그 수익이 AI 개발사로 직접 돌아오지 않는다. 생성된 콘텐츠의 저작권이 AI 기업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AI 기술의 발달로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은 단연 유튜브(구글)다.
뉴스, 예능, 드라마까지 모든 콘텐츠가 유튜브나 OTT로 소비되는 시대다. 일부 방송사는 이제 오히려 유튜버들의 영상을 편집해 송출하고 있다. 미디어의 주도권이 완전히 이동했다.
유튜브가 지난 4년간 크리에이터들에게 지급한 수익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 엄청난 돈의 대부분은 광고에서 나온다. 유튜브는 단지 플랫폼을 운영하고 관리할 뿐인데, 전 세계 사람들이 알아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고, 또 시청하면서 광고가 붙고 수익이 쏟아진다.
그런데 유튜브는 이 운영관리 과정조차 AI로 자동화하고 있다. AI가 영상 편집 초안을 잡고, 음성을 음악으로 변환하며, 썸네일을 추천한다. AI 기술로 크리에이터와 구독자를 만족시키며 돈을 벌고 있다. AI가 발전할수록, 돈을 버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AI 그 자체가 아닌 유튜브다.
이제 유튜브 숏츠를 내려보면 대부분이 AI로 제작된 콘텐츠다. AI 음성으로 내레이션을 입히지 않은 영상은 오히려 드물다. 사람들은 AI 콘텐츠를 당연하게 소비하고, 플랫폼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를 팔아 막대한 수익을 얻는다.
결국 AI 기술의 발전은 플랫폼 기업들의 몸집을 키워주었다. ‘재주는 AI가 부리고, 돈은 유튜브가 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AI가 만들어낸 혁신의 무대 위에서, 진짜 승자는 플랫폼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