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는 날씨에 남편과 함께 찾은 작은 쌀국숫집. 문을 열자마자 퍼지는 따끈한 국물 향기에 마음이 먼저 녹아내렸다. 매콤한 육수 속 통통한 새우가 입안을 감싸고, 불향 가득한 바게트 샌드위치 한입에 가을의 온기가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따끈한 국물과 생맥주 한잔의 조합은 그야말로 예술! 국물의 얼큰함이 하루의 피로를 녹이고, 달콤한
샌드위치가 입가에 미소를 남겼다 “이 집 선택 잘했다”는 말 한마디에 둘 다 웃음이 터졌다. 그 웃음 속엔
오랜 세월이 묻어 있었다. 수많은 계절을 함께 지나온 우리, 좋을 때도,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우리'라는 맛을 만들어 주었다.
남편과의 데이트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인생의 한 장면이었다. 매콤하고 달콤한, 때로는 짭조름한 우리 삶의 맛이 그대로 담긴 시간이었으니까. 그날의 식탁 위에는 음식만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국물의 온도처럼 진하고 깊게, 가을밤은 그렇게 우리 둘의 이야기로 오래도록 우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