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열심히 다니며 별 탈 없이 살았습니다. 살면서 이런저런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뒤를 돌아보니, 전반적으로 별 일 없이 잘 살아온 것만 같아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여전히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에서 월급도 주고, 시험을 보는 대신 시험을 채점하고, 4년이 지나도 졸업하지 않고, 오늘도 열심히 등교하고, 하교합니다. 사실 출근하고, 퇴근한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래도 등, 하교를 한다는 말이 더 맘에 듭니다.
이렇게 오래 학교에 다니고 싶어서 계속 공부를 하고, 급기야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도 공부를 했습니다. 무척이나 낯선 곳에 패기 있게 발을 들인 저는 이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게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결과는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 변화의 과정에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입니다.
낯선 곳에서 운동선수 분들의 은퇴에 대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저의 경험에 비춰 바라본 운동선수 분들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피, 땀, 눈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십니다. 그러나, 그 피, 땀, 눈물이 빛을 보는 날보다, 빛을 보지 못하는 날들이 더 많다는 것이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빛을 보는 날들은 너무나 영광스럽고 화려하게 빛나지만, 안타깝게도 그 빛은 영원히 지속되지 못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그분들의 그늘도 보아왔습니다.
‘내가 뭐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배우고 공부하면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연구했습니다.
시간은 늘 그렇듯, 유수와도 같아 이 낯선 곳에서의 시간도 강산이 변할 만큼 훌쩍 지나버렸고, 어느 날 문득,
‘나는 정말 뭐라도 도움이 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쉽게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잘 모르겠어서입니다. 그래서 논문을 쓰는 노력에 병행해서 무언가 더 가깝게 다가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 와중에 브런치 스토리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운동선수들 뿐만 아니라 지금 변화를 마주하고 계신 분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함께 손에 손잡고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