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은 모르겠고, 일단 쓰고 있다

방향은 모르겠고, 일단 쓰고 있다

by 덕용안

방향은 모르겠고, 일단 쓰고 있다




쿠팡에서 일하던 시절을 쓰려고 했었다.


퇴사 이야기도 남아 있고, 다른 센터로 다시 들어갔던 이야기도 있다.

쓸 건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막상 앉으면 다른 게 나왔다. 옛날 생각, 여자친구 이야기, 편의점, 삼겹살. 계획한 방향이 아닌 쪽으로 자꾸 글이 갔다.


이야기가 방향을 잃은 건지, 아니면 원래 그렇게 가는 건지 아직 모르겠다. 글을 막 쓰기 시작했으니까.


계획한 대로 가지 않는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닐 수도 있다. 지금은 그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는데, 멈추지만 않으면 되는 것 같았다.






글을 쓰다 보면 가끔 헷갈린다.


이게 에세이인지, 그냥 일기인지.


내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건 맞는데 이게 나한테만 내 이야기인지, 아니면 누군가한테도 닿는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 쓰면서도 알 수가 없다.


소설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사람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안 된다.


그래도 계속 쓰고 있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니까.





이 글을 쓰는 시점, 팔로워 63명이고 브런치 북 라이킷은 5개다.


고맙다.


실수로 눌렀을 수도 있고, 누르고 나서 왜 눌렀지 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숫자가 거기 있다.


0이 아니라는 게,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인기가 없는 건지, 글을 못 쓰는 건지, 아니면 그냥 잡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다 섞여 있는 것 같다.



계획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 글이라도, 쓰다 보면 어디론가는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은 그쪽으로 그냥 따라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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