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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주목해야할 AI 서비스

디자이너, AI로부터 살아남기

by 맥가

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최근 AI로 업계가 좀 어수선해서 그냥 문득, 뭔가를 남기고자 키보드에 손을 또 얹어봅니다. 역시나 오늘도 꽤 고집스럽고 주관적인 내용의 글입니다. 그럼 요이땅.


대략 3년 전쯤. 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스테이블 디퓨전' 등장 이후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AI의 디자인 업무 침범'은 기우에 가까웠으나 불과 몇 개월 만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 후 집과 사무실 PC에 AI모델을 설치했고, 오늘까지도 이미지 요소 제작 과정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생산속도가 크게 향상되었고, 외주를 줘야 했던 부분까지 AI로 커버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 또는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기에 누군가는 그리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사무실 구석. 내일이 걱정되는 누군가가 있다면 제 글이 작은 이정표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AI서비스도 결국 도구입니다. 연장 쓰세요.

빨래건조기, 로봇청소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전동 드라이버가 등장했는데, 아직도 손으로 한 땀 한 땀 나사를 조이는 고집스러운 장인에게 건네는 걱정 섞인 조언입니다. 프리픽, 클립아트 어쩌고 등에서 아직도 이미지 소스를 검색하고 있다면 멈추는 게 낫습니다. 그 시간에 AI서비스에 '프롬프트를 어떻게 넣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미래를 위해 나은 선택일 수 있어요. AI툴 시장에 관심을 갖고 사용하면서 타이밍을 보세요. 조만간 디자인 시장의 판이 뒤집어집니다. 그 경계에 서있어야 살아남습니다. 아래는 그 경계에서 제가 보고 있는 것들입니다.


스테이빌리티 매트릭스 (Stability Matrix)

파이썬을 좀 알아야 가능했던 설치형 AI 이미지 생성 도구를 한 번에 설치/사용하게끔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SD AUTOMATIC 1111(WebUI)와 ComfyUI를 그래픽카드만 받쳐준다면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설치해서 'ComfyUI'를 최대한 사용해 보세요. 제 주변 디자이너들도 아직 어려워 보인다고 꺼리고 있습니다만, 당장 이것 말곤 큰 대안이 없습니다. 이미지와 영상(아직은 시기상조)을 무료로 무제한 생성할 수 있습니다. 모든 설치형 AI모델이 비슷하지만 최소 Nvidia 3060 그래픽카드(VRAM 12 이상), 램 32기가 이상이 필요합니다. 외장하드도 꽤 큰 게 있어야 해요.

https://lykos.ai/


구글 이미지 FX (ImageFX - labs.google/fx)

설치형 모델 사용이 불가능하다면 충분한 대안입니다. 무료로 풀려있고, 생성 사이즈와 출력에 약간 제한이 있지만 꽤 좋은 퀄리티가 나옵니다. 필요한 걸 생성하셔서, 포토샵에서 업스케일링 및 부족한 부분 AI생성으로 편집해서 활용하세요. 특히 한국인 모델은 다른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한다면 최근에 나온 구글 Whisk도 섞어 쓰세요.

https://labs.google/fx/tools/image-fx


클링(kling ai)

영상 쪽에 사용할만한 AI툴입니다. 위에 언급한 2개의 서비스에서 얻은 이미지를 가져다가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슷한 서비스를 꽤 찾아보았지만 클링만 한 퀄리티를 뽑아주는 서비스는 아직 없다 판단합니다. 유료이고,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스톡사이트에서 영상을 다운로드하는 연간 서비스를 이미 지불 중이라면 이걸로 갈아타는 걸 권장합니다.

https://klingai.com/


UI 작업에 쓸만한 AI는 아직 없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일입니다만, 아직 UI는 디자이너를 대체할만한 툴이 없다 판단합니다. 피그마 AI 플러그인, Creatie, 갈릴레오 등등 너무도 많습니다만. Wix에서 만날 수 있는 템플릿. 딱 그 수준의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줍니다. 문제는 대부분 유료인 데다가, 가차를 통해 쓸만한 UI가 얻어걸렸다 해도 한글을 적는 순간, 디자인 구성이 나락을 갑니다. 영문 타이포에 어울리는 해외 디자인을 학습한 모델들이거든요. 아이디어보드 작성 또는 초기 기획안 수준(와이어프레임)에서만 활용하는 걸 권합니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나아 보입니다.


필요하다면 업무의 프로세스를 뒤집을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까지 UX, 디자인, 프런트(서브)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프로젝트 접근을 프런트 개발 지점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기획과 디자인은 이미 머리에서 돌고 있는 거고, 결국 정해진 시간 내에 구축 프로젝트를 완료하려면 프런트엔드 업무를 효율적으로 굴려야 합니다. 바꿔 말해 디자인을 독창적이고 화려하게 뽑아도, 프런트 개발 과정에서 지연이 일어날 수준이라면 독이 된다는 말입니다. 크게 의미 없습니다.


주니어를 벗어났다면 프런트 영역에 시간을 투자하세요. git을 다루는 법과 기본 마크업, JS 또는 리액트등을 알아가는 게 생명연장에 도움이 됩니다. 개념이 어렵다면 사무실 개발자분들께 많이 질문하세요. 몇 년 전에도 저는 카페에 드나들며 비슷한 주장을 해왔습니다. 물론 이견이 있으신 분도 계실 겁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을 해봅니다.


"몇 해 지나 AI툴이 포지션을 막론하고 실무에 쓸만한 수준이 되었다. 어느 포지션에 유리할까?"


최근에 지인들에게 자주 던지는 화두입니다만. 이거 누구에게 유리할까요? 프로그래머? 아님 우리 디자이너? 제 결론은 '디자이너에게 유리한 판으로 흘러간다.'입니다. 혼자서 10페이지 내외의 사이트 구축을 해야 한다면 '코드 생성 AI를 쓰는 디자이너가 유리'해 집니다. AI툴은 논리에 강하고 그쪽이 실수가 적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클라이언트 눈에 보이는 건 디자인이고, 프로그래머는 AI툴의 도움을 받더라도, 단시간 내에 디자인을 학습.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실제 현실도 디자인 AI의 발전 속도보다, 코드 생성 AI의 발전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어쩌면 지금이 우리가 올라운더로 시장에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개발이 가능한 디자이너(인디해커)를 목표로 삼으세요.

위에 언급한 프런트 개발 기초를 최대한 빠르게 머리에 담으세요. 마스터하라는 게 아닙니다. 최소 AI에게 개발적 용어로 잘 지시할 수 있는 수준의 넓고 얇은 지식을 쌓으라는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아래 나열한 서비스를 사용하세요. 개인 토이프로젝트로 접근해도 좋습니다.


커서(Cursor AI)

AI가 탑재된 코드에디터입니다. 오늘 기준 아직까지 가장 강력한 코드 생성 에디터이고, 유료입니다만 월 20달러를 내면서도 아깝지 않습니다. 약간의 개발 지식이 쌓였다면 혼자서 프런트, 백엔드까지 구현 가능합니다. 다만 페이지나 컴포넌트가 늘어나면서 코드가 복잡해지면 개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때 디버깅이 불가능한 수준을 너머 프로젝트가 무너지게 됩니다. 랜딩페이지 개발 혹은 단순한 컴포넌트 개발이어도 좋으니 차근차근 도전해 보세요.

https://www.cursor.com/


클로드, v0

웹서비스로 제공되는 챗GPT인데 개발에 특화된 놈들입니다. '클로드'는 위에 언급한 커서의 메인 AI 모델로 탑재되어 있을 만큼 코드 생성에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일일 사용량이 정해져 있으니 가능한 수준에서 적절하게 사용하세요. 이것들을 결제할 바엔 그냥 커서를 결제하는 게 낫습니다.

https://v0.dev/


VSCode + 오픈소스 AI모델들

메타(페이스북)의 올라마(Qwen 모델) 또는 딥시크를 사용해서 VSCode를 커서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VSCode에서도 코파일럿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유료인 데다가 성능상 큰 장점이 보이지 않아 Qwen을 가끔 쓰고 있습니다.

https://ollama.com/


그 외에도 윈도에 내장된 코파일럿을 활용, n8n, make.com 등을 알아두는 게 실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기획 또는 사업/운영 영역까지 확장해서 제너럴리스트가 될 수 있습니다. AI로 인한 감원/감축. 누군가가 가방을 쌀 때, 씁쓸하면서도 더러운 한숨을 내뱉더라도 사무실내 나의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언제 다시 예전처럼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남아 보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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