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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RA Sep 21. 2015

원인과 결과 2

잔잔한 여파가 가져오는 것

1. 한 인물의 이야기 속에 나의 삶이 녹아있다. 그 흐름을 탄 삶은, 그 인물이 하는 행동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내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할 일이 없는데도 나는 왠지 모를 처량함의 감정을 느낀다. 아무런 이유 없이 흐름은 그렇게 지속이 된다. 기쁘던, 슬프던. 이 진동이 언제 끝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괜찮다고 위로받아야 할 일들도 나는 그저 괜찮아져야 할 뿐이다. 어느새 그렇게 되어버린 것 같다.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그렇게 타인에게 여파를 미치는 그들의 잘못인가 혹은 알면서도 방법이 없는 나의 잘못인가. 해답은 시간이 가져와준다지만 애타는 마음은 시간에 기다려봤자, 현재가 이어지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 소설을 읽다 보면 A가 B에게 여파를 주는 일들이, A가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일 보다 B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A는 사고를 치고 B는 그 꼬인 문제들을 풀어야만 한다. B는 그 문제를 마주하며 심리적으로 더 고통받는 경험을 한다. A는 의도치 않게 일이 진행되었다고 늘 얘기하고 다니지만, 그의 행동은 변함이 없다. 흔히 이와 같은 사람들은 "사람은 변하면 죽어"라고 자주 얘기하던데, 나는 그게 왜 죽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변화면 진화하는 거라 생각한다. 새롭게. 어떤 영향을 받아 악화될 수도, 긍정적인 변화로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죽는 게 아니라 한 꺼풀 자신을 버리고 다시 단장하는 기분으로 태어나는 게 맞지 않을까. 왜 사람은 다 변하면 죽는다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만 안주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저런 대화의 뉘앙스를 뜻하는 말이다.


3. 어느 곳에서 대우받고 싶어서 간절했던 사람들이, 어딘가의 자리를 맡게 되면 사회의 기본적인 상식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모습을 종종 본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왜 지금의 간절함을 농락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간절함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변화를 추구하길 바라면서 말로만 떠들어대지 말고 같이 움직여줬으면 좋겠다. 적어도 최근의 화제가 되는 일들은 알아보려고 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상대방과 대화를 하려는 노력은 보여줘야지. 왜 그 자리에서 안주하는 거야.


4. 정신없이 사느라 바빠서 잊고 지내는 것들은 꼭 후에 후회가 되기 마련이다. 후회가 없을 수는 있어도, 지난 시간에 대한 미련이 남을 수는 있다. 그 마음들이 공허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내가 달려간 시간들에 함께했던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절망적인 순간에도 피어나는 꽃이 있을까. 그런 순간이 있을까. 나는 어느 방향을 믿어야 할까. 자라면 자랄수록, 더 많이 알아갈수록 어째서 더러워지는 것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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