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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 쓰는 청춘 Oct 13. 2015

32일째, 9월 24일 여의도 달리기

100일글쓰기

10월 18일 하프마라톤 대회 날짜이다. 3주 조금 넘게 남았다. 그 동안 20km는 한 번 달려보고 대회에 나가려면 요번주는 16km를 달려봐야했다. 양재천 코스는 이제 익숙하니, 다른 코스로 달려보고 싶었다.지난 번엔 탄천을 지나 문정동쪽으로 가는 길로 가 보았으니, 오늘은 한강을 가보기로 한다.자전거 타러 양재천에서 한강에 가는 남친의 도움을 받아 가는 방향 조언을 듣고, 아침에 일어나서 출발하였다. 생각보다 양재천에서 청담대교로 가는 길은 멀지 않았다. 어플을 확인해보니 2.5km 이내였다. 이렇게 가까이 한강이 있었다니..아침달리기를 시작하고 여태껏 우리집에서 한강에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 청담대교에 진입했을 때, 갈림길이 있었는데 왼쪽과 오른쪽 중에서 나는 왼쪽으로 갔다. 왼쪽은 바로, 압구정 반포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몰랐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청담대교부터 시작하여, 영동대교, 성수대교, 동호대교 그리고 한남대교까지 달렸다. 내가 원하는 8km 코스였다. 돌아가면 16km거리였다. 다음 주에는 반포대교까지 달리면 되겠다 생각하며,계속 달렸다. 달리면서 동호대교에서 한남대교까진, 가끔 시멘트 바닥이 있어서 뛰는데, 확실히 힘들었다.하지만, 고비가 있었지만, 무사히 16km를 좋은 기록(1시간32분)으로 마무리하였다. 내가 달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였는데, 생각보다 잘 달렸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뛰기 전에 너무 떨려 마라톤방 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완주 후 소식을 전하니, 멀리 있지만, 다들 한 마음으로 축하해주셨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었기에, 단 몇 개월 전에 100m도 뛰지 못한 내가 변할 수 있었다. 올해 하프마라톤은 도전해 보자. 라고 했던 4월 어느 날의 터무니 없는 꿈이 이렇게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막연히 하루키처럼 매일 뛰어 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였고, 그냥 기회가 있어서 뛰게 되었고, 뛰다 보니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내 자신이 변해가고 있는 사실이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다. 달리기와 함께 사는 삶이 너무 좋다.


(원고지 4.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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