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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류장 Sep 19. 2018

하루의 끝에서

나를 위한 시간들

매일 반복되는 하루지만 매일이 색다른 나날이다.

특히 요즘 같은 초가을 날씨는 하루가 다르게 온도가 달라져 벌써 아쉽다.

더 추워지기전에, 맘껏 누리고 싶은 날씨다.


오늘 하루 내가 나를 위해 보낸 시간들을 돌이켜 보려고 한다.


#우선 첫번째로, 아침에 챙겨먹은 야채스프. 

들깨를 잔뜩 넣어 들깨탕같이 진하게 고소했다. 

마크로비오틱 음식으로 소개된 레시피를 보고 따라해 보았다.

쌀쌀한 아침에 먹기 좋은 따뜻한 음식이면서도

야채가 골고루 들어가 영양소도 풍부하고 뭉근히 끓여내 소화도 잘된다.

맛있는 식사에 대한 감사기도를 드리고, 한 숟갈씩 먹는 그 시간.

이렇게 아침을 잘 챙겨먹은 날, 내가 나에게 알뜰살뜰 보살핌 받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으로, 출근 후 가진 로즈힙 티타임. 

텀블러에 뜨거운 물을 받아 로즈힙 티백을 넣어두면 맑은 빨강색이 마치 물감을 푼 것처럼 아름답게 퍼져나간다. 잠시 그 선명한 순간을 눈에 담아놓다가 차가 살짝 식은 뒤 한 모금씩 마시며 은은한 상큼함을 즐겼다.

에어컨이 빵빵한 사무실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이 주는 기쁨은 그대로가 따뜻한 에너지다.


#한 조각의 스낵이 주는 기쁨.

교육행사가 있어 준비된 스낵바에서 생강과자를 하나 먹었다. 과자는 되도록 피하고 있는 중이라 딱 한 조각으로 만족했다. 은근한 생강향과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5분도 안되었을 짧은 스낵타임이었지만 무채색의 직장생활을 살금살금 물들이는 오늘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쓰다보니 어쩐지 자꾸만 먹는 얘기다. 

사실 오늘, 김치가 맛있게 담가졌다며 할머니께서 커다란 김치통을 들고 찾아오셨다. 

이것 저것 맛난 반찬은 덤이다.

게다가 가을이라며 싱싱하고 맛있는 전어회랑 전어구이를 사주셔서 푸짐한 저녁식사를 즐기고 왔다. 

음식 얘기를 하자면 한참은 더 할 수 있지만 참고 있다. 

목표에 맞춰 방향을 설정하는 건 언제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느린 독서

요즘 하루에 몇 장씩 아껴읽고 있는 책이 있다.

많으면 10페이지도 읽고, 30페이지를 읽은 날도 있지만, 오늘은 5페이지 밖에 읽지 못했다. 

책이 지나치게 많은 생각과 실천을 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놀라울만큼 나를 통찰하는 문장들에 놀라 곱씹어 보느라도 그랬다.

나를 조금더 자세히 알고, 더 건강한 유형의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매일 틈을 내 책을 읽고 있다. 


#웃음이 새어나오던 발레수업

발레는 여전히 나의 활력을 돋구어 주고 있다. 

땀흘리며 힘들게 운동하지만 아름다운 동작들이 발레의 매력이다.

내가 하면 아직 그다지 아름다운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뿌듯하다. 차차 나아질 것을 기대해본다.

함께 하는 이들과 돌아오는 길에 나누는 자잘한 수다들도 기분 좋다.

나의 몸과 마음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자기 전 서둘러 '데일리 라이팅'

매일 쓰겠다고 다짐한 지가 벌써 20여일이 더 지났다.

피곤하던, 지치던 노트에 그날의 주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끄적여보고 하루를 마감한다.

글의 완성도가 높을 수는 없지만, 우선은 쓰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매일 쓰다보면, 조금씩 더 나아지겠지.

더 솔직하고, 더 세심한 시선의 에세이를 쓸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2018년 9월 18일 화요일의 '나를 위한 시간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나를 더 잘 돌보는 내일이 되기를 바라며,

굿나잇 정류장. 



Photo by Joanna Kosinsk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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