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가 그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더딤이 있다면
그것은 그대 때문이리라.
그대의 눈부심에 대비할 선글라스를 준비 못 한 나,
그대의 목소리에 홀연히 드러날 내 표정을 감출 방법이 없기 때문이리라.
내가 그대와 함께 하고 있을때에
나답지 않다면
그것은 그대 때문이리라.
평소엔 관심없던 얘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헛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대가 ‘그치그치’하고 묻는 물음에 다른 대답을 할 생각조차 못 했기 때문이리라.
그대를 집에 보낼 순간이 왔을때
신사가 되었다면
그것은 그때 때문이리라.
오늘이 그대와의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할 자신조차 없기에
다시금 그대가 나와 만날 기회 또는 핑계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촌스럽고
어색하고
의도적인
이모습이 행여나 불편하다면
그대 부디 말해주오.
그대 부디 말해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