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채취 첫 단계
수요일부터 배란유도제를 먹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물혹도 없고 호르몬도 채취가 가능한 수치인가보다.
오늘은 배란유도제를 먹은지 3일째이고, 내일 난포크기를 확인하러 간다. 내가 올해 들어 세 번이나 실패했던 단계이다.
난포가 잘 자라고 있을까. 재작년까지만 해도 난자 숫자가 적어서 그렇지 난자가 성장하지 않는 건 걱정하지 않았는데, 당연한 줄 알았던 이 과정이 당연한 것이 결코 아니구나. 사실 난포가 잘 자라고 있을 거라는 기대보다는 이번에도 약물 반응이 없으면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나는 이제 임신이 불가능한 몸인데 헛된 기대와 노력을 하는 건 아닌가.
자궁은 내 맘대로가 안 된다. 좋아지려고 먹은 한약은 오히려 시술을 지연시켰고, 지금 내 자궁이 건강한지 아닌지는 알 수 없고 내 생리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불투명하다. 보이지 않는 그 장기와 약으로도 통제가 안 되는 내 호르몬 때문에 더 무섭고 두렵다.
내일 가장 빠른 시간에 진료를 보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