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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May 16. 2016

철학은 대체 무엇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일까?

차곡차곡 철학하기(삼편)

* 생각 좀 하고 살자는 마음으로 쓰는 철학 매거진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 '철학'은 영어로 'philosophy'입니다. 그리스의 'philos'(사랑)과 'sophia'(지혜)를 결합한 말이죠. 그리고 이를 번역한 '哲學'이라는 용어는 일본인인 니시 아마네(西周, 1829~1897)였습니다. 아마도 '지혜로서(를) 밝히다'라는 의미를 염두에 두었거나 'Enlightment'(계몽, 깨우치다)이라는 용어를 차용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철학'이라는 용어가 가진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철학은 대체 무엇을 탐구하는 학문인지를 살펴보아야 하겠죠.

철학이 애매모하게 다가오는 원인은
철학의 탐구 대상이 너무나 넓기 때문에

철학이 애매모호한 다가오는 것만큼이나 철학은 대체 무얼 하는 학문인지 의아할 수 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철학이라는 학문의 '대상' 때문입니다. 수학은 '수'에 대해 탐구하고 물리학은 '물리'에 대해 탐구하며, 경제학은 '경제'에 대해 탐구하는데, 철학은 '무엇'에 대해 탐구하는지 확실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딱 '이것이다'라고 포착할 수 없으니 알쏭달쏭하기만 합니다. 왜냐하면 철학의 탐구 대상은 '이 세상 모든 것'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이것도', '저것도' 탐구한다 말할 수 있죠.


이것도 탐구하고 저것도 탐구하니 철학의 탐구 대상은 무한정입니다. 사실 인간의 '생각' 만큼이나, 그리고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만큼이나 철학의 탐구 대상이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양 철학을 살펴보면 고대의 그리스 철학은 수학, 물리, 음악, 경제, 법률, 심리, 화학 등 현재의 학문 분야의 전부를 아우르고 있었습니다. 17~18세기를 거치며 분과학문(현재의 전문 분야로의 분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모든 학문은 철학이었고 철학은 학문 일반을 가리키는 용어였다고 할 수 있죠.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철학의 대상일 수 있어

철학이 학문 일반을 가리키는 보통 명사였다고 해서 철학이 위대하다거나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철학의 대상이 넓다 보니 철학에 관심을 가진다 해도 선뜻 철학을 공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도입니다. 게다가 논리적으로 주장과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별의별 말들을 다 늘어놓다 보니 철학자들의 생각을 좇아 흐름을 파악하는 일도 만만치 않죠. 켜켜이 쌓아놓은 생각 더미를 짚고 올라가는 일은 정말 머리를 지끈거리게 합니다.


현대에 들어 철학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이 줄었습니다. '이것 저것 생각해 보는 것이 전부'라고 깎아내릴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다른 학문 역시 철학만큼이나 생각을 동반하고 사실 수학이나 음악은 특출난 재능을 요구하기까지 하죠. 철학 역시 특출난 재능이 있다면 더 잘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생각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생각을 깊게 깊게 오래 오래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철학을 공부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죽을 때가지 전혀 이해 안 되는 철학적 사고들이 수두룩해서 문제이죠.

현대에 들어 철학의 지위는 낮아졌지만
'진리 탐구'라는 목적은 사라지지 않아

철학은 인간에 대해, 인생에 대해, 세상에 대해 사고하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그 탐구의 대상을 하나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고대로부터 인간이 철학을 하면서 추구했던 한 가지는 있습니다. 바로 '진리 탐구'이죠. 그래서 지혜를 사랑한다 했고, 그래서 지혜로서 밝히고, 그래서 깨우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 진리 탐구가 이제는 수학과 과학의 영역으로 대다수 넘어갔지만 진리를 탐구하는 자세와 생각하려는 의지는 여전히 철학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철학은 인간에 대해, 세계에 대해 탐구해 왔습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탐구란 달리 보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탐구입니다.
이렇게 철학의 탐구 대상이 애매모호하다보니 철학 역시 애매모호하게 다가오죠.




생각을 생각하다 - 바스락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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