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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서 Sep 15. 2021

자식 자랑

육아와 살림이 힘에 부칠 때, 이따금 여러 도우미님들의 도움을 받곤 했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그분들과 금방 친해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생겼다. 바로 자식 자랑을 실컷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드리고 열심히 맞장구치며 들어드리는 거다. 효과는 100%다.

자식 자랑하면 우리 엄마도 빼놓을  없는데, 처음  사람에게도 맥락 없이 아들 자랑을 늘어놓으셨고, 딱히 자랑거리가 없는 나에게는 "  해봐라 자랑  하게!" 이러기도 하셨다. 그게 어리석어 보였던 나는 다짐했다. '자식을 자랑거리 삼으려 하지 말고, 내가 자식의 자랑이 되어야지.'

 생각은 육아  5 차인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예전과 똑같지는 않다. 솔직히 지금도 2 6살밖에 안된  새끼들 자랑을 하고 싶어 목구멍이 간질간질하다. 누가 자리만 깔아준다면, 기꺼이 들어준다면,   아들 자랑에  시간쯤은 후딱 써버릴 자신이 있다. 이런 나를 돌아보며  이럴까 생각해봤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자식 자랑=내자랑'이다.

내가 이만큼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또 그만큼 훌륭한 배우자를 골랐고,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냈다는, 결국 다 지자랑이다. 이걸 깨닫고 보니 어르신들의 쉼 없는 자식 이야기가 다르게 들린다. 다들 본인 자랑을 하고 계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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