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평의 허상

by 연이민

나의 마음은 9평짜리 자취방에 갇혀 있다.


정신은 그 방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하는 문제와 씨름한다. 이사한 지 반년이 흘렀다. 큰 카펫과 많은 식물들은 이제 익숙해졌고, 당연한 배경이 되어 새로운 물건을 기다린다.

사랑하는 이가 옆에서 애정을 주는데도, 나는 결핍이 있다고 믿으며 온 가게를 다니고 온라인의 수많은 물건을 찾아본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르면서, 그 물건을 마주친 순간 단번에 알아보기를 희망한다. 나는 결핍되지 않았다. 태어날 때 몸 외에 가진 것이 없었고, 그 몸뚱이 하나로 온전했다. 그런데 손에 쥔 것을 강탈당한 뒤, 빼앗긴 무언가를 찾으러 영원히 배회한다. 그 열망은 구려 포장지를 입고 있다.

하루 종일 새 식물, 선반, 책상, 책, 외투를 그리워하다가 정작 곁에 있는 사람에게 온전한 마음을 쏟지 못한다. 그깟 물건 때문에. 돋보기를 들고 내가 부족한 것을 끝없이 들여다보고 또 찾는다. 그리고 오지 않는 어떤 것을 기다린다.

나는 동시에 여섯 개를 바라면서도 어떤 것도 간절히 원하는 사람 같지 않았다. 멍한 상태로 집에 돌아와 불을 켜자, 방 안에 남은 건 큰 카펫과 식물 몇 개였다. 이상하게도 그 정도면 충분해 보였다. 나는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