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넘어 마음으로 읽는 물과 불의 온도
안녕하세요, 아름 작가입니다.
이제 막 4월이 시작되었는데 벌써 5월 이야기를 꺼내는 저를 보며, 저희 어머니처럼 "벌써부터 무슨 다음 달 이야기를 하니?"라고 하실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글을 쓰다가 갑자기 저희 어머니의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 들리는 것 같네요. 그 목소리를 떠올리니 그냥 생각이 나네요.
사실 4월 초에 5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소중한 날들을 더 정성껏 맞이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오늘은 조금 일찍 특별한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실 그동안 너무 일상적이거나 사회적인 주제, 혹은 동물 보호에 관한 작품들만 들고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색다르게,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과학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가 처음 유명해졌을 때, 저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이 작품을 그저 과학적인 설정이 가미된 애니메이션 정도로만 생각하곤 했습니다. 친구들이 입을 모아 재밌다고 칭찬할 때도 "이게 정말 그렇게 재밌어?"라며 의문을 가졌던 아이였습니다. 그렇게 사놓고도 한참을 보지 않은 채 잠깐 잊고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포스터 (공식)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문득 다시 꺼내 본 이 영화는, 제가 알던 단순한 과학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2023년에 개봉하여 이제는 대본집과 동화책으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은 바로 엘리멘탈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님 또한 처음부터 화려한 명성보다는, 마치 동화 작가처럼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묵묵히 문장으로 빚어내는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곳곳에는 아이들의 시선에서도, 어른들의 시선에서도 따뜻하게 읽히는 동화 같은 순수함이 가득합니다.
요즘 아이들도 학교에서 원소를 배우는지 모르겠지만, 2001년생인 저의 학창 시절에도 과학 시간은 늘 원소 기호와의 싸움이었습니다. 실제로 중학교 과학 시간에는 원소 기호와 주기율표를 가장 집중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공통 과학을 거쳐 선택 과목에 따라 깊이가 달라지기도 하지요. 저 또한 다른 목표들은 곧잘 이뤄내고 좋아했지만, 유독 그 딱딱한 원소 기호만큼은 정복하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 나이도 어린데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나 싶으시죠? 저도 글을 적다 보니 제 나이에 비해 조금 깊은 사유를 꺼내놓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시절, 중·고등학생이었던 저에게 이런 영화가 미리 찾아왔더라면 어땠을까요? 도표 속에 갇혀 있던 원소들이 귀엽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다가왔다면, 과학이라는 과목이 조금은 더 다정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4월 말이나 5월 초가 되면 방학을 하기 전,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곤 하죠. 매일 학원과 학교 수업을 오가며 정성을 다해 하루를 채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봅니다. 저의 친구들도 학원과 학교를 동시에 다니느라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때 치료를 병행하며 학교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곁에서 지켜보는 친구들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물론 요즘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시험 기간이면 "지금 영화 볼 때니? 문제집 한 장이라도 더 봐라" 하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곤 합니다. 아이들의 성적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도, 그 속에서 애쓰는 아이들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가기에 저는 그 지친 마음들에 잠시나마 쉼표가 되어줄 이 영화를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영화를 봐두면 나중에 원소들의 성질을 이해하는 데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제가 오늘 이 영화를 여러분께 미리 소개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다가올 5월 때문입니다. 어린이날(5월 5일), 어버이날(5월 8일), 스승의 날(5월 15일)처럼 소중한 기념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4월에는 아주 의미 있는 날들이 나란히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장애인의 날(4월 20일)과 과학의 날(4월 21일)입니다. 단 하루 차이로 이어진 두 날을 보며, 서로 다른 원소들이 부딪히며 공존의 길을 찾는 이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불, 물, 공기, 흙이라는 네 가지 원소가 모여 사는 엘리먼트 시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히 과학적인 원리를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관계에 대한 깊은 문장을 던집니다. 서로 섞일 수 없을 것만 같은 존재들이 서로의 온도를 맞춰가는 과정이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말입니다.
다가오는 5월, 아이들과 혹은 제자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며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그리고 우리가 각자의 빛깔로 얼마나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나누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