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광고 회사에 다녔다.
삼성, 현대, LG, 코카콜라, G마켓....
내 담당은 대기업이 주였고,
대기업에서는 내 팀이 담당이 아니면 불안해 했다.
수 억을 쓰기에,
전문가를 원했고,
그래서 날 찾았고,
난 그들이 쓰는 수 억의 입장에서 늘 생각하고 판단했다.
대기업은 수 억을 쓰기에 늘 결과 보고서를 원했다.
그러니까.
내가 쓴 광고비가,
정말 너희가 말한 대로,
그 만큼의 사람들이 봤는지,
그 만큼의 사람들이 의식이 변했는지,
그 만큼의 사람들이 우리의 제품을 구매했는지....
그걸 증명해주길 바랬고,
그래야 다음 프로젝트 PT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 과정에서 난 회사를 위해,
결제 받았던 금액에서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아껴서
몇 푼이라도 남겨서 회사의 매출을 위했다.
갑과 을 사이에서.
난 둘 다를 위해 애썼다.
그런데.
이러다보니.
이 과정에서,
내가 느낀 건.
사람은.
숫자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
100억을 투자해서,
10만개의 우물을 파서,
1000명의 사람들이 식수의 어려움에서 벗어났다....
이 단순한 수치로.
정말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한 일을 했을까.
그럼에도 돈을 집행하는 쪽에서는
언제나 수치로 보고를 받길 원하고 그것으로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한다.
(이해하고, 이것이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뭐랄까....
F가.... T를 향해.
한마디 하고 싶은 그 말이랄까....
너.
T발 C야?
앞으로 난
파견 생활을 하는 날들 중에
얼마나 많은 순간.
이 생각을 할까.
선을 지키고.
그게 맞다는 걸 알고.
그래야 운영이 되고.
그것이 최선이라는 걸 알면서도.
난.
지금.
내 앞에.
아파하는 너를
안아주지 못한다.
그게.
아니....
라는...
걸....
아니까.
하지만.
T발.
맞나....
이게....
끝까지.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