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베데레 토르소 – 미켈란젤로의 스승이 되다

명작을 찾아 이탈리아를 뒤졌다

by 다두



Belvedere_Torso_Musei_Vaticani_(cropped).jpg?type=w773 Belvedere Torso - Musei Vaticani



벨베데레 토르소(Belvedere Torso)는 바티칸 미술관의 피오-클레멘티노관 뮤즈의 방에 전시되어 있다.


머리와 팔다리가 모두 사라진 채 근육질의 남성 상반신만 남아 있는 대리석 조각으로 크기는 약 1.59m 높이다. 작품의 좌대에는 ‘아폴로니오스, 네스토르의 아들, 아테네인’이라는 서명이 남아 있다. 이 서명을 근거로 추정하는 제작 시기는 기원전 1세기 또는 기원후 1세기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토르소는 원작이 아니라 기원전 2세기 초의 청동상일 것으로 추정하며, 서명자는 원작자이기보다는 복제자의 이름일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로마 시대에는 청동의 원작을 대리석으로 복제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 청동은 전쟁 시에 약탈되거나 녹여서 다른 물자로 재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부유한 로마인들은 그리스 걸작을 대리석으로 복제해 소장하곤 했다. 이때 복제자는 자신의 기술적, 예술적 기여를 인정받기 위해 복제품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관례가 있었다. 벨베데레 토르소도 바로 이런 경우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붙어있는 벨베데레(Belvedere)라는 이름은 조각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다. 벨베데레 토르소에서 벨베데레는 이 토르소가 바티칸 궁전의 ‘벨베데레 정원(Cortile del Belvedere)’에 설치되어 있었던 그 토르소라는 뜻으로, 다른 토르소 작품들과 구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탈리아어 bel vedere는 ‘아름다운 전망’(beautiful view)이라는 뜻으로, 교황 율리우스 2세는 휴식을 위해 탁 트인 전망에 별궁을 짓고 이를‘벨베데레’라고 불렀다.


벨베데레 정원은 바티칸 궁전과 교황의 휴식용 별궁인 ‘벨베데레’를 연결하는 넓은 안뜰로, 당시 고대 조각의 성지처럼 여겨졌다.


벨베데레 토르소도 15세기말 로마에서 발견되어 1530~1536년 사이에 바티칸의 소장품이 되어 벨베데레로 옮겨진 것이다.


학자들은 토르소의 주인공에 관해 여러 가지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는 토르소가 헤라클레스라고 주장한다. 이는 토르소가 앉아 있는 좌대에 조각된 동물의 가죽을 ‘네메아의 사자’로 해석하는 견해에서 유래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는 토르소가 폴리페모스나 마르시아스 등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의 하나로 보기도 한다. 이는 좌대의 가죽이 사자의 그것이 아니라 표범의 가죽이라는 분석에서 파생된 대안적 해석이다.


그러나 바티칸 미술관은 토르소의 주인공이 트로이 전쟁의 신화에 나오는 텔라몬의 아들 아이아스(Ajax)로, 그가 자살을 앞두고 고뇌하는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주장을 가장 유력한 설로 인정하고 있다.


아이아스는 그리스군 전체에서 아킬레우스 다음가는 두 번째 영웅이었다. 그는 거대한 체격과 압도적인 힘,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트로이와의 전쟁에서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와 1:1 결투를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결투는 서로 상대를 죽이지 못하고 끝이 나지만 이는 그리스와 트로이 양측 모두가 인정한 영웅 대 영웅의 대결로 유명하다.


그리스의 또 다른 영웅적인 전사 아킬레우스가 죽자, 아이아스는 오디세우스 장수와 함께 트로이군 속에서 시신을 구출한다. 이후 두 사람은 그의 갑옷을 누가 이어받을지를 두고 경쟁이 벌어진다.


아이아스는 “내가 전장에서 가장 용맹했다”라고 주장하고, 오디세우스는 “내 지략이 그리스군을 살렸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오디세우스가 갑옷의 주인으로 선택되었다. 이 결정은 아이아스에게 일대의 치욕이 아닐 수 없었다.


갑옷을 얻지 못한 아이아스는 분노와 수치심으로 광기에 빠졌다. 그는 분노에 떨며 오디세우스와 같은 그리스 장수들을 죽이려 하지만 전쟁의 여신 아테나가 그의 눈을 흐리게 하여 양 떼를 적으로 착각하고 학살하게 만든다. 정신이 돌아온 뒤, 그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깨닫고 극도의 수치심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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