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고의 화재 – 교황의 기적을 그리다

명작을 찾아 이탈리아를 뒤지다

by 다두



Fire in the Borgo - Raphael



라파엘로는 1514년경〈보르고의 화재>(The Fire in the Borgo)를 교황궁의 보르고의 화재의 방(Stanza dell’Incendio di Borgo)에 그렸다. 6.7 m 크기의 프레스코 벽화다.


847년 로마 보르고 지구에서 발생한 대화재를 교황 레오 4세가 기도로 진압했다는 전설을 그린 것이다. 라파엘로가 직접 모두 다 그렸다기보다는 라파엘로의 구성과 지휘 아래 대부분은 제자들이 그렸다.


화면의 왼쪽은 혼란과 절망의 장면이다. 불길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 무너지는 건물에서 사람을 구출해 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앙의 혼란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근육질의 남성들로 라파엘로 특유의 역동적 포즈와 해부학적 정확성이 드러나고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교황 레오 4세가 발코니에 등장하여 재앙을 멈추게 해 주기를 기도하는 모습이다. 그의 기도에 응답하듯 불길이 잦아든다. 교황의 모습은 당시 교황 레오 10세를 모델로 했으며, 교황 레오 10세는 이 벽화를 의뢰한 인물이다.


과거 교황의 기적을 빌려 현재 교황의 권위를 강화한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교황 레오 4세(재위 847–855년)는 로마를 재건하고 방어한 ‘건설자 교황’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로마 출신으로 성직자로서의 명망이 높았고, 행정 능력과 신앙심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가 즉위한 시기는 로마가 외적의 침입과 도시 파괴, 화재 등의 재앙, 정치적 불안정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그가 교황이 되기 직전, 이슬람의 사라센 군대가 로마를 공격해 성베드로 대성당과 성 바오로 대성당 등을 약탈해 갔다. 이 사건은 로마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교황이 된 그는 즉시 도시 방어를 위해 시민들과 수도자들을 동원해 대규모의 성벽(Leonine Wall)을 건설했다. 바티칸과 보르고 지역을 둘러싼 거대한 방벽으로 지금까지도 일부가 남아있다.


또한 해군을 조직해 해상의 사라센 세력을 방어하고 나섰다.


847년 보르고 지역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을 때 레오 4세 교황은 기도로 불을 진압했다는 전승이 있다. 역사서의 기록에는 보르고에 대화재가 있었다는 정도로 남아있으나 중세 사람들은 이 사건을 교황의 신성함을 증명하는 기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레오 4세는 성베드로 대성당을 보수하며 로마의 종교와 정치적 안정 회복했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은 그를‘로마를 재건한 교황’이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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