뿅뿅뿅 병아리 떼
세상 가장 큰 어린이는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면서 더 어린 날의 기억을 간직하는 사람. 평생 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순연한 어른, 착한 늙은이일 겁니다. 그들이 동시와 동요와 동화를 지어 세상 어린이들을 깨끗하게 자라도록 도와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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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이리 와 요것 보셔요/ 병아리 떼 뿅 뿅뿅뿅 놀고 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라는 노래는
해방직후 일본 군가밖에 몰라 그것만 부르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어느 선생님이 지은 노래입니다. 평안남도 강서군 문동국민학교 박지훈 선생님.
선생이 남긴 50여 곡의 동요 모두 병아리 나들이처럼 아장아장 밝고 경쾌해요.
어여쁜 동시는 한 겨울에 읽어도 봄날 같고 봄날 오후에 들어도 첫눈이 내리는 날처럼 설레는 일. 노래로 만들면 참 좋을 윤석중 선생님의 가을밤은, 지금이 정말 10월 같지 않나요?
가을밤 - 윤석중
문틈에서
드르렁드르렁
"거, 누구요?"
"문풍지예요. “
창밖에서
바스락바스락
"거, 누구요?"
"가랑잎예요. “
문구멍으로
기웃기웃.
"거, 누구요?"
"달빛예요."
계절은 탓을 하고도 싶고 덕을 입고도 싶고 이래저래 핑계를 만들 수 있는데, 오늘은 먼지 한 톨 없었을 오래전 그날을 부러워하며 리듬 없는 동시를 노래로 불러볼까 해요 Bo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