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자기계발서를 읽는 열심히 사는 나의 모습

by 안건백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제목에 다 나와 있다.

사실 비꼬는 말인데, 더 정확히 하자면 “자기계발서를 읽는 열심히 사는 나의 모습을 뿌듯해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책을 읽는 것 자체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읽는 책 중 자계서의 비중이 높다면 위에 적은 문장대로 살고 있지 않나, 의심을 해보게 된다.

재테크 책도 자계서와 공통분모를 가진 책이 많아 둘 다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포토샵을 알려주는 책처럼 주식거래 방법을 알려주는 책 같은 건 예외겠지만...

자계서를 옹호하는 쪽에서 주로 하는 반론이 “자기계발서가 문제가 아니고, 그 내용의 실천 여부가 중요하다.”인데, 그 책이 별로라고 하는데 왜 다른 대답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누가 “소설책 인생에 도움 안 되는 거 왜 읽냐?”라고 한다면 소설책이 인생에 도움 되는 점을 반론해야 맞는데, “소설책은 문제가 없고, 책에서 영감받은 것을 실천하냐, 마냐가 중요하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자기계발서는 자기계발 산업의 메인 상품 중 하나다.

다른 상품으로는 유료 동영상 강의, 유료 세미나 및 강연, 무슨 노트나 다이어리 같은 상품들이 있다.

내가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어떤 법칙들을 발견했고, 그것을 토대로 성공했다. 혹은 성공했는데 돌아보니 어떤 법칙들이 있더라.

난 세상 사람들과 이것(책, 강의 등)들을 나누고 싶고, 함께 성장하고 싶다.

언뜻 보면 좋은 의도로 보이긴 하나, 결론은 “팝니다” 이다.

파는 건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파는 것에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어 강의, 포토샵 강의는 주제가 확실하다.

하지만 성공은 그 주제가 너무 모호하다. 방법 또한 마찬가지.

주변 사람에게 친절해서 득이 될지, 호구 잡혀서 상처받을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고 어제 보다 성장할지, 일찍 일어났지만, 책 내용은 읽히지 않고 건강만 더 나빠질지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너무 모호하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만약 A라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서 또 다른 B라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책을 읽는 동안 느껴지는 고양감에 도파민 중독이 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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