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대가
고향집에서 부모와의 불화가 생겼다.
혼자 살며 익힌 생활의 리듬이 시골집의 느린 시간, 부모의 방식과 맞지 않았다.
불화는 곧 불행으로 번졌고, 나는 결국 집을 나와 살 곳을 찾기 시작했다.
거처를 알아볼 당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었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적이 있었기에, 누군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래서 주택가가 아닌, 시내 중심의 오피스텔을 구했다.
오피스텔은 사는데 필요한것은 다 있는 풀옵션이었다. 옷장부터 싱크대와 상하부장, 냉장고까지 스테인리스 재질로 되어있어 깔끔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
당시 가슴 속이 곪아서 곧 터질거 같았기에 여러가지를 고려하지 않고 급하게 새로운 곳에서 독립 살이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시내는 어디까지나 상업 지구였다.
술집과 음식점이 즐비했고, 행정적으로도 자영업자를 위한 제도가 우선이었다.
그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기보다, 장사가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이사 첫날엔 본가에서 머물렀다.
주말 저녁이 되어 오피스텔로 돌아와 처음으로 잠을 잤다. 잘 잤다.
문제는 그다음 주 목요일 밤이었다.
갑자기 들려온 병 깨지는 소리,
그리고 찢어지듯 질러대는 비명.
순간 몸이 굳었다. 곧장 112에 전화를 걸었다.
“여기 어딘데, 싸움이 난 것 같아요…”
잠시 뒤, 다시 조용해졌다.
그렇게 밤을 넘겼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로도 계속됐다.
이리저리 말해 봐야 입만 아프다.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시내가 시내인 이유가 있고,
주택가가 주택가인 이유가 있다.
결론은 이렇다.
상업 지구에 있는 집은 절대 구하지 말 것.
그리고 이사 전에는 집 주변에 뭐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것.
무엇보다,
집처럼 큰돈이 오가는 일에는 조급해하지 말 것.
성급함은 언제나 손해로 돌아온다.
내 인생은 지금부터다.
그 이전의 자취 이야기는 첫 번째 레슨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