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닫지 못했던 것들

능력의 값어치

by 김청유

진실되게 나는 나를 둥글게 생각한 적 없었다. 내 능력은 깊지 않아서 늘 주사에 비유했다. 주사의 깊이는 고작 피부만 뚫을 수 있기에 나는 가죽을 넘어 뼈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실패한 주삿바늘은 혈관만 망가뜨린 채 다시 폐기되며 그 자리에 멍만 남겼다. 나는 내가 하는 일들이, 내 능력들이 병원에서 폐기된 주삿바늘 마냥 처량해 보였다. 이 능력이 언제 성공하여 주삿바늘처럼 치료할 수 있을까.


막막했다. 내가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수수함은 늘 화려함 뒤에 감춰졌고 내 능력도 역시나 남의 능력에 가려졌다. 그 무한의 반복은 항상 실패라는 쓴맛을 거둬들여 나의 빛은 그만 전구에서 촛불처럼 희미해져 갔다. 하지만 자꾸 기대에 부풀려 욕심만 커진다. 뾰족하기만 했던 내 바늘들도 언젠가 혈관을 제대로 찾아서 성공할 수 있을까.


누군가가 말했다. 능력은 무형자산이라고.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 울퉁불퉁한 목재들도 시간을 들여 사포로 다듬으면 예쁜 작품이 된다. 찬양받는 작품들은 일반인 시야로 봤을 때 그저 예쁜 소장품이지만 예술인의 시야에서는 혀가 마르도록 칭찬하는 작품들이다. 내 무형자산들이 좋은 기업을 만나 그 값어치를 인정받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