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세상을 쫓기며 살아가지만 아니꼬운 일도 마주할 때가 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닌것처럼 태연하게 넘어가지만 그 상황이 악화되면은 마음의 불씨가 커지기도한다. 그래서 분노를 표출해 짜증을 내고 폭발해버리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 마음속에는 조용하지만 끈질기게 살아가는 빌런 하나가 있다. 이름하여 마음의 불 ‘빌런’. 겉으론 멀쩡한 척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이 녀석은 늘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기회를 노려내 기분을 확 끌어내린다.
예전에는 이 빌런을 무조건 감추려고 했다. 사람들 앞에선 괜찮은 척, 자신감 있는 척, 여유로운 척. 하지만 속으론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빌런’과 싸우느라 지쳐 갔다. 억지로 누르고 숨기면 이 감정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도리어 점점 더 커졌고, 가끔은 나를 넘어 다른 사람에게까지 상처를 주는 모습이 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세상이 더욱 어려워지고 정신병자, 악마들이 더욱 늘어났다. 아... 이 각박한 세상.. 어찌할까... 나는 하고 싶은게 많은데..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주시는겁니까?? 언제까지 이렇게 참으면서 살아야 하나요??
반대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얘는 내가 만든 건 아닐까?”
내 안의 ‘빌런’은 어쩌면 내가 불안해할 권리도, 불만을 가질 자유도, 실망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괴물일지도 모른다. 감정은 원래 나쁜 게 아니었는데, 내가 그것을 감추고 부끄러워한 탓에 ‘빌런’처럼 변해 버린 건 아닐까. 빌런이 영원히 존재하면 내 지인들 뿐만아니라 주변에서도 나를 보면서 지적하고 또 흉을 보게될텐데... 그게 가장 무섭다. 빌런짓을 하는 순간 내 이미지는 억장처럼 무너져 인생을 바닥치게 만들텐데...
하지만 이제 빌런짓을해도 남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달라지기로 했다. 예전처럼 ‘빌런’이 올라올 때마다 애써 도망치기보다는, “그래, 또 왔구나. 잠깐 얘기 좀 해볼래?” 하고 마주 앉는다. 놀랍게도, 그렇게 한 번 들여다보면 금방 사라지기도 한다. 그 빌런은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받고 싶은 내 감정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내 마음속 ‘빌런’은 여전히 살아 있다.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녀석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걸.
가끔은 나를 지켜주는 경고등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사람들에게 조금 더 따뜻해지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니 이제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래도 괜찮아. ‘빌런’과 함께 오늘도 잘 살아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