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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문

브런치, 열흘의 소감

앞으로의 계획

by 방향

브런치 작가신청으로부터 열흘이 지났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제 글에 발자취를 남겨주셨습니다. 이 열흘동안의 일을 한 번 되돌아보며, 앞으로 선보일 글들을 기약하며 마음을 다잡아보고자 이 글을 씁니다. 재밌는 점은 이 글은 사실 제 계획에는 없던 글인데, 저를 즐겁게 해주는 랜선 조언자가 써보라고 강권하더군요. 한 번 따라보기로 하고 짧게나마 브런치에서의 첫 열흘에 대한 소회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그럼 한 번 가볼까요?




방향이라는 필명으로 브런치 계정을 만든 날, 저는 작가의 서랍에 서너 편 정도의 글을 썼습니다. 작가신청은 어느 정도 원고가 모여서 방향성이 보이면 신청할 참이었습니다.


문득 제가 처음 브런치를 접한 때가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친한 지인이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무작정 작가신청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뭘 써야겠다는 목적의식도, 실제로 적은 글도 없던 상태였지요. 제 첫 글,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에서 얘기했듯, 오래 써오던 블로그들도 전부 황무지의 폐허가 된 지 오래였습니다. 당연히 될 리가 없었죠.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한게, 전혀 준비하지 않았는데도 막상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으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수년이 흘렀습니다. 저 자신도 그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진 상태였습니다. 그때의 저는 그냥 브런치 작가라는 말의 어감이 맘에 들었던 게 다였습니다. 어떤 글을 쓸지 아무런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발행과 별개로 쓸 글감이 있고, 써야 할 내적 동기도 충만하지요. 게다가 글을 쓰고 완성해 가는 과정 자체에 목적을 두기로 했기에 브런치 작가신청에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가신청을 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습니다. 문학을 전공하는 친한 지인에게 저장된 초고들을 보여드린 일이 있습니다. 그때 아주 상냥하게도, 이런저런 좋은 말들을 들려주셨지요. 이런 개인적인 글들을 눈앞에서 읽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었습니다. 눈앞의 타자에게 읽히고, 그에 대해 듣는 일은 역시나 즐겁더군요.


그날 밤, 저는 작가의 서랍에 있는 세 편의 글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 나를 위한 글쓰기, 삶을 위한 스토리텔링)을 첨부해서 브런치 작가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밤의 일입니다. 그리고 화요일 오전에 [브런치스토리]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낮에는 제 일을 하고, 그날 밤에 작가신청 결과를 기다리면서 틈틈이 손보던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를 제 브런치의 첫 글로 발행했습니다. 다른 작가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발자취를 남겨 주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다른 글들도 빨리 정리해서 팍팍 발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흥분하기도 했지요.


저는 그런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AI에게 초고들을 보여주며 감상을 비롯해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의 피드백을 요구하였습니다. AI 특유의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제가 의도했던 부분들을 자세하게 파악한 것을 보고 저는 솔직하게 놀랐습니다. 거기에 더해 제가 미처 고려하지 못 한 부분들도 챙겨주더군요. 분석의 근거들은 제가 보기엔 충분히 합당했기에, AI를 충분히 한 명의 객관적 비평가로 고려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피드백들을 읽고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저는 이 과정 자체를 즐기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왕 시작했으니, 다른 글들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제가 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고백했으니, 그다음 글로 필명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발행할 요량이었지요.


고백하건대, 이전까지 저는 AI를 글쓰기와 연관 지어 사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간혹 여러 가지 이유로 번역이나 어떤 주제에 대한 역사 같은 것을 알아보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여러 편의 글을 읽힌 AI가 제공하는 분석은 제가 생각하지 않던 부분을 일깨워주거나, 좀 더 발전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작가의 서랍 속에 적어두었던 일련의 초고들로부터 하나의 기획이 탄생하였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것에 대해 나불대는 것은 영 멋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하려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 정도는 얘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일련의 기획을 구상을 하면서, 저는 AI와 함께 두 번째 글인 방향의 의미를 토요일 오전에 예약발행 하였습니다. 이미 첫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계셔서인지, 두 번째 글은 더 짧은 기간 동안 더 많은 발자취를 얻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글을 읽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남겨주신 참여형 독자님도 계셨지요.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발자취를 남겨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앞으로의 계획이나 브런치 초보 작가의 소감을 용기 내어 여러분과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삶 마주하기라는 제목의 브런치 매거진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토요일 오전에는 나를 위한 글쓰기가 발행될 예정입니다. 브런치를 향한 출사표에 해당하는 자기소개의 마지막 편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내면을 돌아보며 고민을 나누는 여정에 참여해 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댓글을 통해 저 혼자서나, AI가 발견하지 못 한 새로운 의미를 함께 발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끄럽지만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unnamed.png 이 글을 읽고 Gemini가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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