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툭하면 눈물이 쏟아져 나오던 때가 있었다. 시험을 생각보다 못 봤을 때, 엄마랑 싸웠을 때, 슬픈 영상을 보았을 때, 불안함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눈물을 조금 흘릴 때도 있었고, 목놓아 세상이 떠나가라 오열을 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눈물이 많이 없어졌다.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예전만큼 울지 않고, 애초에 살면서 울 일이 크게 없는 것 같다. 물론 좋다. 눈물이 그렇게 긍정적인 단어는 아니니. 근데 때로는, 그렇게 목놓아 울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럴 만한 일이 있는 것도, 삶이 힘든 것도 아니지만, 그저 마음 한 켠에 답답함과 응어리를 내려놓고 싶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히려, 그런 울 일들이 있었던 때가 그리운 느낌이 든다. 그렇게 목놓아 울 만한 핑계가 있었기 때문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