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전계수-김동기-신해철-퀸

[뮤지컬과 오페라 편곡의 K-pop]

by 오세용


올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의 최고 이슈는 물론 ‘박정민’이었지만, 나는 단연코 이찬혁의 축하 공연을 꼽는다. 작년에 이어 청룡의 러브 콜을 받은 이찬혁은 올해 발매한 앨범 ‘에로스’의 수록곡 퍼포먼스를 뮤지컬 배우들과 선보였다. 다른 가수들의 군무를 넘어선 공연의 한 장면을 만들어 낸 기획력에 감탄하면서 “이찬혁이 이찬혁 했다”싶었다.

그렇게 시상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한동안 ‘박정민 청룡열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나는 ‘이찬혁 앓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이찬혁의 뮤직비디오들을 찾아보다가 ‘비비드라라러브’ MV가 눈에 들어왔다.

혹시 전계수 감독의 뮤지컬 영화 ‘삼거리극장’을 아시는지. 극 중 한 장면인 한애리 배우의 ‘똥싸는 소리’가 이찬혁의 ‘비비드라라러브’ MV를 보며 떠올랐던 것. 아마도 이 MV를 기획한 감독, 또는 이찬혁은 영화 ‘삼거리극장’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이찬혁 (LEE CHANHYUK) - ‘비비드라라러브’ M/V


삼거리 극장 OST - 똥싸는 소리.AVI 한애리 ‘똥싸는 소리’(전계수 작사, 김동기 작곡, 영화 삼거리극장 중)


삼거리 극장 - 자 봐라 MV ‘자 봐라’(전계수 작사, 김동기 작곡, 영화 삼거리극장 중)


전계수 감독은 데뷔작인 영화 ‘삼거리극장’뿐 아니라 하정우, 공효진 주연의 ‘러브픽션’ 등 자신의 영화에 뮤지컬적인 요소를 자주 시도한다. 이밖에도 최초의 라이브 더빙쇼 ‘이국정원’ 공연, 오태호 작곡가의 노래들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공연 ‘내사랑 내곁에’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뮤지컬 ‘내사랑 내곁에’가 케이팝 드라마 장르로 새롭게 변신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국의 대중음악과 K-드라마가 결합해 전 세계로 함께 확산되는 새로운 모델이 되길 꿈꾼다. 또한, 전무후무한 콘셉트로 주목받았던 ‘이국정원’은 전용 공연장에서 오픈 런(상시 공연) 되길 소망한다. 전계수 감독을 향한 팬심이다.


이국정원 하이라이트 영상 공개! (전계수 작사, 김동기 작곡)


Kim Jung-min&Bae Hae-sun - My love by my side, 김정민&배해선 - 내사랑 내곁에


케이팝과 타 장르의 결합에 관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케이팝에 ‘오페라’ 콘셉트가 시도된 적도 있었다. 불멸의 논객이었던 故 신해철은 ‘넥스트(N.EX.T)’ 해체 전 해인 1997년 ‘Lazenca save us’ 앨범을 내면서 ‘록 오페라’라고 명명했다. 그리하여 평범한 TV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는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주제가를 둔 한국 만화영화가 되어 버렸다. 사실 ‘Lazenca save us’ 노래는 뮤직비디오가 따로 없는데,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넥스트가 SBS 가요대전에 나와 부른 적이 있기에 소개한다.


【인기가요 Rewind】 신해철 / Lazenca, Save Us (라젠카, 세이브 어스) + 해에게서 소년에게


이렇게 오페라 요소를 처음 대중음악에 접목하고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아티스트를 기억하시는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에서 그 제작과정이 잘 묘사된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일 것이다. 나에겐 처음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정말 실험적인, 그러나 더없이 아름다운 명곡이다.


Queen – Bohemian Rhapsody (Official Video Remastered)


이찬혁부터 신해철까지, 애초 대중음악 밖의 장르처럼 보였던 뮤지컬과 오페라를 한 곡, 한 앨범에 담으려는 도전은 쉽지 않지만, 소중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반대로 영화나 뮤지컬에 케이팝을 엮어내는 작품 역시 대중음악의 지평을 계속 넓힐 비전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다양한 예술 부문에서 이러한 통섭과 융합의 시도가 이어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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