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알록달록 멋진 차림으로 우리들 곁으로 왔다.
하얀 제 색깔을 뽐내고 있는 목련 꽃이 어여쁘기만 하다.
올해 맞이하는 봄이 태분에게 유난히 따뜻하고 예쁘게
다가오는 이유는 결혼 한 달 차의 새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오늘도 어김없이 둘만의 작은 신혼 방을 쓸고 닦은 다음
주방으로 향한다.
얼마 전 남편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 주겠다며 제법 큰 요리책을 사
매일 점심을 해 주며 요리 실력을 늘리는 중이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수제비, 불고기 하나씩 음식을 만들며
행복했던 이유는 남편이 매일 20분의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와 너무 맛있다며 음식을 먹기 때문일 터.
요리책을 보며 매일 다른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을 먹기 위해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다니. 꿀 떨어지는 신혼부부임이 틀림없다.
이 부부의 첫 만남은 태분이 학생회장일 때 한 달의 한 번씩
통장에 돈을 입금하기 위해 은행에 갔고
어느 날부터 처음 보는 아저씨를 봤는데
매달 은행에서 마주치다 한두 마디씩 대화를 나눴다..
학교 마치고 친구들과 걸어가다 한 번씩 마주칠 때면
“학생! 집에 가? 만두 사 줄까? 라며
묻기도 했던 한동네에 사는 이웃 주민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 반이 흐른 뒤,
직장 내 은행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자연스레 잦은 만남이 이루어지며
한동네에 사는 이웃 주민이 아닌 부부의 연을 맺었다.
여전히 달달한 신혼을 보내던 두 달 무렵
감기몸살 증상과 어지러움이 반복적으로 보여 병원을 찾았고
여성의 생애서 기적 같은 순간을 맞이한다는 임신.
하루하루가 새 생명의 기쁨으로 가득 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서운 입덧이 시작되었다.